예쁜 유니폼을 입고 해외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는 승무원은 많은 분들이 한 번쯤 꿈꿔봤을 직업이죠. 실제로 2017년 통계에 따르면 여성 선호 직업 1위는 승무원이었습니다. 하지만 겉으로는 화려하고 빛나 보이는 승무원들이지만 사실 꼭 그렇지마는 않다고 하는데요. 한 승무원은 매일 아침 퇴사를 생각할 정도로 힘든 나날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일일까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웃어야 해

승무원이 직업상 느끼는 대표적인 고충 중 하나는 바로 감정노동입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감정노동을 많이 하는 직업 1순위에 랭크될 정도죠. 그도 그럴 것이 승무원은 승객들 앞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항상 웃으며 응대해야 합니다. 또 업무의 자율성이나 권한은 떨어지는 편이죠. 무조건적인 고객 중심주의도 승무원을 힘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장거리 비행의 경우 승객과 좁은 공간에 길게는 10~15시간 동안 같이 있어야 하죠. 무례한 승객이 탑승하더라도 매뉴얼 상 결코 승객에게 화를 내거나 그들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컴플레인으로 징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그저 웃으며 무례한 행동을 받아줄 수밖에 없죠. 특히 대한항공 ‘땅콩 회항’사건처럼 함부로 명령을 거역할 수 없는 오너들이 항공기를 탈 때면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다고 합니다.

군대식 위계질서, 시니어리티

시니어리티는 선배가 본인의 ‘직장 내 권력’으로 후배에게 요구하는 선배에 대한 ‘예우’이자, 승무원식 ‘군기’를 일컫는 말입니다. 연차가 높은 선배 승무원은 후배 승무원의 인사고과 평가를 쥐고 있어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일부 시니어들은 이를 악용해 후배들에게 갑질을 일삼고 있습니다.

시니어리티의 예로는, 해외에서 선배가 투어를 떠나고 싶다고 말하면 주니어들은 아무리 피곤해도 선배를 따라가야 하는 것이 있죠. 장시간 비행 뒤라 몸도 마음도 지칠 텐데요, 자칫 거부라도 했다가는 앞으로 배정될 스케줄에서 보복성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이 때문에 승무원들은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호소해 퇴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최근 시니어리티는 예전에 비하면 줄어든 추세라고 합니다. 하지만 주니어가 시니어가 됐을 때 ‘나 때는 더 심했다’라며 이전에 겪었던 시니어리티를 그대로 주니어에게 되돌려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시니어리티는 여전히 근절되지 못한 채 승무원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문화로 남아있습니다.

일관되지 않은 스케줄

승무원은 스케줄 근무를 합니다. 달마다 정해진 스케줄대로 움직여야 하는데, 비행기 시간에 따라 평일 새벽일 수도 있고 주말 저녁일 수도 있죠. 승무원 스케줄에는 ‘블랭크’라는 것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스케줄이 부여되지 않은 공백의 날인데요. 이 날은 쉴 수도 있고 대체 인력으로 비행 편에 투입될 수도 있죠. 블랭크는 하루나 이틀 전에 스케줄이 부여됩니다.

문제는 그 뒤의 스케줄이 깨질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미리 잡아놨던 약속이나 일정이 모두 틀어지기 때문에 승무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또 블랭크가 아니더라도 갑자기 누군가가 병가를 내거나, 스케줄에서 빠지는 경우 대체 인력으로 투입되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승무원은 항상 언제 일을 하러 나가야 할지 모르는 변동성과 불확실성 속에서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스케줄이 곧 급여와 직결됩니다. 많은 스케줄을 소화할수록 더 많은 수당이 지급되는데요. 최근에는 코로나19여파로 항공사와 공항이 셧다운 되자 승무원들은 스케줄이 취소되거나 줄었죠. 또 항공사가 재정난에 빠지며 사실상 월급을 받을 수 없는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
시차에 건강 악화

승무원은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 시차 속에서 일을 해야 합니다. 생체 리듬이 다 깨질 수밖에 없죠. 특히 동남아 심야 출발 비행은 승무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스케줄 중 하나인데요. 시차가 맞지 않아 밤을 꼬박 새우고 근무를 해야 합니다. 승객들은 다 자고 있지만 승무원은 마음 놓고 쉴 수가 없기 때문이죠.

만약 미국 비행을 다녀와서 한국에서 이틀 쉬고 곧바로 유럽을 가는 경우는 정말 힘든 비행 길입니다. 해가 지면 잠을 자고 해가 뜨면 일어나야 하는데, 스케줄 상 해가 져도 바이오리듬은 아침에 있는 경우가 많죠. 이 때문에 일부 승무원들은 무리 없는 스케줄 소화를 위해 억지로 잠에 들려고 멜라토닌 약을 가지고 다니기도 합니다.

승무원을 꿈꾸는 진짜 이유

단점만 보면 승무원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굉장히 힘든 직업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승무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로 풍부한 해외 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답답한 사무실과 매일 보는 도시를 벗어나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죠. 특히 한가한 비행 스케줄일 경우 해외 투어를 신청하거나 렌터카를 빌려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또한 복지도 좋은 편인데요, 육아휴직도 비교적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 승무원의 경우 임신과 동시에 임신 휴직을 사용할 수 있고, 출산과 육아휴직까지 포함하면 최대 2년 휴직할 수 있습니다. 대체인력이 많기 때문에 본인이 빠진다고 해서 스케줄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은 결코 발생하지 않죠. 또 복직 후에는 복직 교육을 해서 장기간의 휴가에도 업무 공백 걱정 없이 비행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비행기 티켓도 직계 가족까지 최대 90% 할인이 되기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여행 떠나기에도 굉장히 좋죠. 그 밖에도 대한항공의 경우 근속연수에 따라 비즈니스 석 이상의 티켓이 제공되는데, 30년을 근무하면 네 가족이 사용할 수 있는 프레스티지 클래스 항공권도 받을 수 있습니다. 급여도 기본급여에 상여금, 퍼디움, 교통비, 해외 체류비까지 더해지니 주니어 승무원들도 연봉 3~4000대를 받습니다. 현직에 있는 승무원은 ‘단점도 많은 만큼 장점도 확실히 많다. 이왕 일하는 거 장점만 생각하며 즐겁게 일하려고 한다.’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