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관광 및 항공 산업의 정상화가 최대 5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발표된 가운데 관련 업종들의 걱정은 더욱 증가했습니다. 그중 호텔 업계는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 및 사업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이는 사람들의 수요와 맞아떨어져 이른바 ‘호캉스’가 올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기도 했죠.

한 여행 전문 조사 기관에 따르면 올해 여행 장소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곳은 자연 관광지도 아닌 호텔이었습니다. 그러나 휴식과 힐링의 공간이 되어야 할 호텔을 되려 의심하고 꺼려 하는 이들도 존재했습니다. 투숙객이 그저 소파와 침대에 누워 쉬었을 뿐인데 고통을 호소한 사례로 화제를 모은 것인데요. 과연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그 실상을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하룻밤 만에 얻은 피부병

중국의 5성급 호텔에서 변기 닦던 솔로 컵을 닦는 등 심각한 위생상태가 공개되며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긴 바 있었습니다. 그러나 호텔 위생 문제는 여전히 사각지대에서 계속되고 있었는데요. 이용객들이 피부병까지 얻는 사례가 등장하기도 하며 그 심각성을 더했습니다. 중국 후베이성의 한 호텔에서 숙면을 취한 이용객들이 가려움증과 같은 피부질환을 얻었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입니다.

원인은 호텔의 침구 및 소파였습니다. 호텔 침구류 세탁 대행 공장에서 그 문제가 시작된 것인데요. 침구류와 1회용 속옷까지 함께 세탁 기계에 넣는 모습이 발견되었습니다. 이어 세탁이 금지된 강한 독성의 표백 액체를 사용하기까지 했죠. 이 업체에 세탁을 맡긴 호텔은 200여 곳이었으며 일부 호텔들은 문제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믿었던 한국 호텔도
마찬가지

전 세계 숙박 시설 청결도 3위에 오른 서울의 호텔들도 실상은 달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내 특급 호텔에서 충격을 안겼던 중국 호텔 위생 상태와 별반 차이 나지 않는 모습이 포착된 것인데요. 화장실 청소 수세미와 이용객이 이미 사용한 수건으로 물컵을 닦는 모습이 발견되었죠. 그뿐만 아니라 베개 커버와 같은 침구류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급 호텔의 숙박 비용은 결코 저렴하지 않은데요. 호텔들의 위생 실태가 줄줄이 공개되자 사람들 사이에서는 분노와 실망이 가득한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위생 불량 호텔 명단 공개와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죠. 또한 ‘5성급 호텔이 이 정도인데 다른 곳들은 어떻겠냐’는 등 숙박업체에 대한 불신이 더욱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화장실보다 더 심각한
비품의 오염도

잘못된 청소 과정을 거친 침구나 화장실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청소 직원의 손길이 자주 닿지 않는 소파 및 객실 비품입니다. 서울의 한 특급 호텔 내 객실 소파의 오염도는 식약청 안전기준치의 15배를 초과하는 수치였죠. TV 리모컨의 오염도는 20배 더 높았습니다.

객실 내 커피, 티백과 같은 각종 다과류도 안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각각의 식품의 유통기한을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은 물론 이용객들이 사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한 제품들은 다시 제자리로 배치해 재활용하는 사례도 존재했죠. 일일 단위의 교체 및 살균 작업이 어려운 객실 내 카펫이나 러그 역시 생활 먼지, 유해 물질과 같은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호텔 위생문제가
사각지대에 머무는 이유

대부분의 호텔 측은 실질적으로 청소를 진행하는 직원의 위생 관념 부족을 문제의 원인으로 꼽습니다. 청소 용역업체나 직원 개개인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음을 덧붙이기도 합니다. 해당 입장도 사실이긴 하지만 고질적인 문제는 호텔과 청소 용역업체의 관계에 있었습니다.

규모가 큰 호텔은 보통 외부 업체와 계약을 맺어 객실을 관리합니다. 호텔 측은 업무 능력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업체들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보통 업체 직원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에 10~13개의 객실을 담당하는데요. 이들에 따르면 올바른 매뉴얼로는 배정 객실을 모두 청소할 수 없다고 말하죠. 또한 청소한 객실이 많을수록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부실한 관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미흡한 호텔 위생 관리법이 지적되기도 합니다.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르면 사업자는 위생관리 의무를 지니며 위생적이고 안전한 시설 및 설비를 제공해야 하는데요. 사업자의 의무는 명시되어 있지만 이를 점검하고 제재하는 규정은 매우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관광호텔의 경우 필요시 지자체에 따른 자율적 점검만이 이루어진다고 하죠.

일반적으로 호텔은 관광, 여행과 필연적 관계에 놓여있습니다.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단위 투숙객들도 많은데요. 위생상태 불량 객실의 경우 민감성 피부나 면역력이 취약한 아이들은 아토피와 같은 피부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죠. 매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문제인 만큼 직원들 개인의 책임감 향상은 물론 호텔 시스템 및 규칙 개정의 구조적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