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드라이브스루’ 검사 방식을 전격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드라이브스루는 자동차에 탄 채 대면접촉을 최소화하며 문진과 검진, 검체 채취, 차량 소독을 할 수 있는 검사 방식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 2월부터 정부가 본격 운영해 온 것인데요.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낮추고 검사 속도를 높인 드라이브스루가 전 세계적 방역 모델로 떠오르며 영국과 독일, 벨기에, 덴마크 등 유럽 국가에서도 이 방식을 속속 도입하고 있죠. 사실 드라이브스루는 자동차에 탄 상태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쇼핑 형태로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에서 볼 수 있었으나, 최근 우리에겐 코로나19 선별 진료소로 더 익숙한데요.

한편, 최근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감염증 확산으로 집에만 머물러있던 시민들이 답답함을 호소하며 밖으로 하나둘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밀폐된 공간에서 외식을 하거나,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기는 여전히 꺼려지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드라이브스루’입니다. 최근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을 도입해 영업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는 곳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데요. 코로나 사태 속 역발상으로 대박 난 가게 상황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3시간 만에 3000마리 완판, 포항 드라이브스루 횟집

비대면 주문 방식이 최근 경북 포항시의 소비촉진 행사에 이용돼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지난 주말인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포항시 호미곶 광장 진입로에서 제철을 맞은 강도다리 회가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판매됐는데요. 차에 탄 채 회를 주문하면 살아있는 강도다리를 썰어 포장 용기에 담아 주는 방식으로, 초고추장, 채소 등도 함께 제공,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도록 해 큰 호응을 얻었죠.

이 판매 행사는 SNS 등을 통해 소문이 번지면서 차량 행렬로 이어졌는데요. 실제 행사장에서 회를 구입해 맛본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식당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데 드라이브스루라는 기발한 방식으로 싱싱한 회를 사서 맛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입을 모았죠.

무려 3시간 만에 3000마리가 완판되는 등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호황을 누리자 포항시는 이 소비촉진 행사를 상설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우선 오는 주말인 21일과 22일 같은 시간에 회 판매 행사를 진행하며, 가격은 일반 식당보다 2~3만 원가량 싼 1kg에 2만 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한편, 지난 주말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고하는 의료진 지원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죠.

카페, 패스트푸드점 등 비대면 매장 매출 32% 껑충


사실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선 이전부터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도입, 운영해왔는데요. 최근 코로나 사태로 비접촉 주문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며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해진 최근 두 달간 직접 직원을 만나지 않고도 주문하는 모바일 앱 결제를 비롯해 DT(드라이브스루) 매장 이용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12일 스타벅스에 따르면 지난 1~2월 DT 구매 건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32%나 늘었습니다. ‘마이 DT 패스’(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에 차량번호를 등록하면 스타벅스 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방식) 주문도 30% 증가했는데요. 사이렌 오더 또한 같은 기간 800만 건을 넘어서며 스타벅스 관계자는 “앞으로 모바일 앱 결제나 DT 매장 이용 고객 폭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죠.

커피 프랜차이즈 탐앤탐스와 드롭탑에서 운영하는 앱을 이용한 스마트 오더 주문량도 각 30%, 20% 증가를 기록했는데요. 할리스커피는 비대면 주문이 156%나 껑충 뛰었습니다. 패스트푸드 업계도 비대면 주문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맥도날드 DT 서비스 ‘맥 드라이브’의 최근 3주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했죠. 동시에 배달 플랫폼인 ‘맥딜리버리’ 매출 비중도 소폭 증가하는 등 조만간 비대면 매장 매출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이면 발 디딜 틈 없이 성황인 자동차 극장

한편, 밀폐된 공간에 최소 2시간가량 붙어앉아야 하는 영화관은 최근 갑작스러운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평상시라면 홍보에 여념이 없었을 영화들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개봉을 잠정 연기했죠.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월 국내 총관객 수는 734만 명으로, 지난 2008년 4월 733만 명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사람들과 접촉이 거의 없는 자동차 극장은 주말이면 관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차는 상황인데요. 영화는 보고 싶지만 극장에 방문하기 불안했던 시민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꼽히면서 자동차 극장은 의외의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실제 서울 송파구의 한 자동차 극장 매표소 직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2월을 기점으로 손님 수가 전달보다 20%가량 늘었다”며 “평일은 관객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 같다. 특히 주말이면 꽉 차는데 줄이 너무 길어지면 도로가 막혀 경찰까지 와서 입구를 통제한다”며 최근 고객이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차 안에서 책 빌리는 도서관도 등장해

이러한 비대면 열풍은 최근 도서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인천시는 DT 방식으로 책을 차 안에서 쉽게 빌릴 수 있는 도서관을 전국 최초로 열었습니다. 온라인으로 보고 싶은 도서를 예약한 뒤 차량 안에서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형태인데요. 코로나19로 인해 도서관을 방문하기 꺼려 하는 사람들을 위해 도서를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빌려줘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포항시립도서관도 지난 12일부터 도서관 임시 휴관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 인터넷에서 예약한 도서를 다음 날 각 도서관별 지정된 장소에서 수령하는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시행 둘째 날인 13일에만 400여 명의 시민이 1200여 권의 도서를 신청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렇듯 DT 서비스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불황 속에서 묘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햄버거를 시킬 때만 이용할 줄 알았던 드라이브스루가 횟집, 도서관 등 생각지도 못한 곳에 속속 접목되는 모습입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한 이러한 DT 서비스도 당분간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어 일부가 아닌 국내 전체의 업계가 회복될 수 있는 날이 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