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고객이 스타벅스 매장에서 제공하는 굿즈를 갖기 위해 음료 300잔을 시켰습니다. 하지만 음료는 버리고 굿즈만 들고 가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한국인에게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죠어느덧 전 세계에서 스타벅스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전 세계 3만 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스타벅스는 한국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나날이 인기를 높이고 있습니다하지만 스타벅스가 실패한 단 한곳이 있습니다심지어 한 국가에 매장 40개도 채 내지 못한 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죠도대체 스타벅스가 망한 그곳은 어디일까요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야심 차게 론칭한 베트남 1호점

2013년 스타벅스는 베트남 호찌민에 야심 차게 1호점을 오픈합니다. 커피 업계의 괴물인 스타벅스의 베트남 진출 소식으로 한동안 베트남 커피 업계는 떠들썩했습니다. 스타벅스의 명성을 증명하듯이 호찌민 1호점은 커피를 맛보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로 매일 북적였습니다. 마치 한국에 블루 보틀이 론칭되었을 때처럼 말이죠.

스타벅스는 베트남에 총 50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었습니다. 호찌민 내에 스타벅스 점포 수를 계속 늘려나갔으며, 2014년 7월에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사업을 확충해 나갔습니다. 베트남에 먼저 진출해있던 ‘커피빈’을 비롯한 다른 카페 업계들도 스타벅스에 대응하기 위해 매장을 확충하는 등 전략을 펼쳤습니다.

아메리카노 가격 내려도
고객 발길 끊겨

그러나 스타벅스의 인기도 잠시, 호찌민 1호점은 금세 한적해졌습니다. 보통 오픈 시기에는 사람이 몰리고 시간이 지나면 매장이 여유로워지는 것은 어느 곳이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호찌민 지점은 유난히 사람이 없었는데요. 다른 곳에 있는 스타벅스도 마찬가지로 고객 수가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당황한 스타벅스는 가격을 낮춰서 아메리카노 한 잔에 6만 동(한화 약 3000원)에 판매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가 4100원인 것에 비하면 굉장히 저렴한 가격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인들은 스타벅스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스타벅스는 본래 계획했던 50개 지점 확충에 한참 못 미치는 38개 지점만 론칭을 해야만 했습니다. CNBC는 스타벅스가 이웃 나라인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와 달리 인구당 지점수가 베트남에서 현저히 떨어진다고 언급했죠. 말레이시아의 스타벅스 지점수는 약 10만 명 당 1지점인데 반해 베트남에서는 약 167만 명당 1지점입니다.

해외 카페 무덤

해외 카페 브랜드의 실패는 비단 스타벅스뿐만이 일이 아닙니다. 호주계 커피 전문점 ‘글로리아 진스(Gloria Jean’s Coffees)’는 베트남 진출 10년 째인 2017년 4월 호찌민 지점의 문을 닫는 것을 끝으로 베트남에서 완전히 철수했습니다. 그해 5월에는 ‘뉴욕 디저트 커피’ 호찌민 점이 문을 닫았죠.

한국 토종 카페 브랜드인 카페베네와 할리스도 각각 2014년, 2015년에 베트남에 진출했는데요. 할리스는 오픈 1년도 안 돼서 카페를 철수했고, 카페베네도 지점을 계속 축소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맥 카페’ 역시 베트남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지는 못했습니다.

베트남에 없는
‘뉴요커 감성’

이처럼 해외 카페 브랜드들이 베트남에만 가면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케팅 전략, 메뉴 구성 등 다양한 문제점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과 ‘커피 맛’입니다. 우선 가격 면에서 살펴보자면, 앞서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3000원대로 굉장히 저렴했지만 사실 베트남 커피인 ‘카페 쓰어다’ 가격은 1만 5000동(한화 약 750원) 수준입니다. 소득수준이 높지 않은 베트남 사람들에게 프랜차이즈는 다소 비싼 편입니다.

또한 스타벅스는 맛이 연한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는데 반해 베트남 사람들은 쓴맛이 강하고 카페인 함량이 높은 ‘로부스타’ 원두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스타벅스 커피는 밍밍한 맛일 수밖에 없죠.

또한 베트남은 세계 원두 수출국 2위답게 다양한 현지 카페가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에도 진출한 ‘콩카페’가 있죠. 쌉쌀한 커피와 달달한 연유를 섞은 ‘연유커피’는 더위 사냥을 연상케 하는 맛으로 모든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밖에도 베트남에서 80여 개 지점을 가진 현지 카페 ‘더 커피하우스’는 가성비와 다양한 메뉴, 개방형 공간으로 베트남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카페입니다.

외국 카페에 대한 베트남 사람들의 인식도 스타벅스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스타벅스 하면 ‘고급’, ‘뉴요커’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듯이 로고가 그려진 컵만 들고 있어도 괜히 뉴욕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죠.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그다지 ‘뉴요커’ 감성에 관심이 없습니다. 미국 유학을 다녀온 일부 상류층 사이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긴 하지만 주류 문화를 바꾸기엔 한계가 있죠.

따라서 외국 프랜차이즈 카페가 베트남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현지화 전략을 택해야 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원두 사용은 기본입니다. 또한 다양한 메뉴 개발과 낮은 가격대로 승부하는 것 이외에도, 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하는 개방적인 인테리어 등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아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