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경향신문, 인스타그램 @tyron_joo

비행기를 탈 때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기내식입니다. 그래서 항공사를 선택할 때 기내식이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하죠. 이에 항공사는 더 많은 승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스타 쉐프들을 영입하고, 5성급 호텔 요리들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물론 아무리 맛있는 기내식을 제공한다고 한들 지상에서 바로 만들어 낸 음식만큼 맛있지는 않겠죠.

왜냐하면 기내에서 제공하는 기내식은 즉석에서 만들지 못하고, 대부분 만들어진 음식을 데우는 수준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지는 방식과는 상관없이 승객들은 비행기 내부의 환경 때문에 기내식의 실제 맛을 정확하게 느끼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이유 때문에 같은 음식이라도 기내에서 먹으면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걸까요?

보통 비행기는 3만 5천 피트 내외의 고도에서 비행하게 됩니다. 고도가 높아지면 기내의 기압은 낮아지게 되는데요. 이때 기압을 높여 지상과 비슷한 상태를 재현하려 하지만, 결코 동일한 환경을 유지하긴 힘들죠. 이처럼 기압이 낮아지고 습도가 떨어지는 환경이 되면 우리 몸의 후각과 미각도 둔해지게 됩니다.

게다가 미각 중 짠맛과 단맛을 느끼는 감각 세포의 능력도 지상과 비교해 30%가량 떨어지게 되는데요. 이와 달리 신맛, 매운맛, 쓴맛에 대해서는 감각 능력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래서 일부 항공사의 기내식에는 더 자극적인 음식을 제공하기도 하고, 강한 향신료를 추가하거나 설탕과 소금 등 조미료를 20% 정도 더 첨가한다고 하죠.

인간은 냄새로 먼저 음식의 맛을 판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건조한 기내에서는 냄새를 지각하는 코의 점막도 메마르게 되는데요. 비행기 안의 압력으로 세포막이 팽창하여 맛을 감지하는 능력도 저하됩니다. 즉, 비행기에서 먹는 음식의 맛이 지상과 다르게 느껴지거나, 맛없게 느끼는 이유는 우리 몸의 변화가 원인 가운데 하나인데요. 기내 기압과 습도의 저하로 인해 미각과 후각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내 기압과 소음 때문에 감칠맛은 더 강하게 느끼게 되는데요. 그래서 기내에서 콜라 등 탄산음료보다 의외로 토마토 주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토마토의 강한 감칠맛이 비행기에서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이죠. 이외에도 기내식에 들어있는 버섯, 감자, 간장, 당근, 파마산 치즈 등에서 감칠맛이 풍부하게 느껴진다고 하네요.

출처: 인스타그램 @jeong_gyu_park, flickr @Shine Park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에서 최상의 음식을 준비하기란 결코 쉽지 않죠. 앞서 언급했듯 지상과 다른 기압이나 건조한 환경 등이 음식을 먹는 데 영향을 주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항공사는 안전 못지않게 기내식 준비에 각별한 신경을 쓰게 됩니다. 기내식 메뉴에는 주로 생선이나 파스타, 닭고기 등을 사용해 요리하며, 풍미를 높이기 위해 과일과 치즈, 당근 등의 삶은 야채와 강한 향의 소스가 곁들여지는데요. 이 밖에도 설탕과 소금을 많이 추가하기 때문에 기내식을 먹다 보면 갈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맛있다고 느껴지는 기내식은 역설적으로 더 달고, 더 짜다는 의미죠.

비행기에서 먹는 음식 맛이 평소와 조금 다르게 느껴진 데는 다 이유가 있었는데요. 결국, 음식의 맛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단맛과 짠맛을 기압과 습도가 낮고 소음이 많은 비행기 안에서는 정확히 느낄 수 없다는 얘기죠. 그러니 기내식을 맛 없다고 느끼기보다는, 비행기에서 먹는 음식이라 그러려니 하며 마음 편하게 즐기시면 오히려 더 즐거운 식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