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키에 대한 걱정을 해보셨을 겁니다. 그 때문에 시도조차 못 해보고 꿈을 접은 사람들도 많을 텐데요. 실제로 검색 창에 승무원 키를 입력하면 ‘키가 160이어도 승무원을 할 수 있나요?’ 등의 질문들이 많이 보이곤 합니다. 이런 분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승무원 키 제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62cm 이하는 꿈도 못 꿨던 과거, 지금은?

과거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국내의 모든 항공사에 키 제한이 있었죠. 모두 162cm 이상으로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력서조차 낼 수 없었는데요. 2008년 아시아나항공의 키 제한 폐지를 시작으로 2015년에는 저가 항공사를 포함한 모든 항공사가 키 제한 규정을 없앴습니다. 하지만 남자 승무원의 경우, 일부 항공사에서는 162cm의 기준을 남겨두었는데요. 합격한 남자 승무원들을 보면 보통 170cm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키 제한을 둔 것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기내 선반을 여닫고 승객의 짐을 넣어주는 일을 반복하는 업무 특성상, 기내 오버헤드 빈에 자유롭게 손이 닿아야 하기 때문이죠. 또한 기내 곳곳에 있는 안전 장비를 꺼내고 점검하기 위해선 일정 기준을 넘는 키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에선 “합리적 이유 없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며 개선을 권고했고, 이 이후로 하나둘 키 규정을 폐지하게 됐는데요. 최근에는 기내 선반 안에 거울을 부착해서 선반 내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되고 있습니다. 승무원에게 있어 키의 중요성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죠. 키에 대한 규정은 모두 사라졌으나 키를 대신해 ‘암 리치’라는 새로운 규정이 등장했습니다.

키 규정 대신 등장한 팔 길이?

암 리치(Arm reach)는 발뒤꿈치를 들어 까치발을 만든 뒤 한쪽 팔을 뻗어 닿는 최대의 거리를 뜻합니다. 앞서 설명했던 기내 선반이나 안전 장비에 손이 닿을 수 있느냐를 확인하기 위한 사항이죠. 국내 항공사 중에는 유일하게 아시아나항공만이 암 리치를 규정에 추가했는데요.

아시아나항공이 요구하는 암 리치는 220cm로 보통 210cm 내외를 요구하는 외항사들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인 에어부산의 경우도 암 리치 규정은 없으나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사람은 암 리치를 따로 측정한다고 하네요.

대한항공 규정에는 암 리치 규정이 따로 없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 인사 담당자는 암 리치 212cm를 넘지 못하면 탈락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했는데요. 실제로 대한항공은 키 제한을 폐지했지만, 합격한 승무원들의 평균 신장은 다른 항공사보다 높은 편입니다. 티웨이항공은 면접 시작 전, 암 리치를 측정하며 뒤꿈치를 들지 않은 상태에서 208cm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 외의 저가 항공사는 암 리치 규정이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반면, 외항사에서는 예전부터 키보다는 암 리치에 대한 규정을 철저히 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유명한 몇몇 외항사의 기준을 알려드리자면 에미레이트 항공(중동)은 키 160cm, 암 리치 212cm이며 카타르 항공(중동)은 암 리치 212cm입니다. 싱가포르 항공은 키 158cm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기준이 낮은 편이죠. 또, 미국 델타항공이나 에어캐나다처럼 키와 암 리치 규정이 아예 없는 곳도 있습니다.

실제로 카타르항공에서는 키가 작은 사람이 사무장까지 하기도 하고 국내외 항공사에서 키가 160cm 이하인 승무원들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대부분의 암 리치는 212cm인데 키가 158~160cm 이면 닿는다고 하니 비교적 키가 작고 팔 길이가 짧은 사람이라면 외항사에 지원해보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암 리치, 노력으로 길어질 수 있어

키와 암 리치가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필수 불가결한 이유로 승무원에게 일정 길이 이상의 암 리치는 필요한데요. 혹시 외항사의 암 리치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국내 항공사에 취직하고 싶은 분이 계신다면, 암 리치를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아셨으면 좋겠는데요. 팔, 다리, 허리 등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 암 리치 체크 연습을 계속해서 한다면 팔 길이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키 제한이 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규정이 폐지되면서 많은 사람이 승무원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는 160cm 미만의 키를 가진 승무원들도 많습니다. 승무원에게 꼭 필요한 능력과 자질은 겉모습보다는 일에 대한 열정과 긍정적인 서비스 마인드일 것입니다. 작은 키 때문에 고민이었던 예비 승무원분들, 걱정 없이 준비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