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 되면 ㅇㅇㅇ축제라는 현수막이 이곳저곳에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각 지자체에서 자신들의 지역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축제를 열곤 하는데요. 실제로 가족, 연인 단위로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축제를 즐기고 있죠. 그런데 축제의 실상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랐는데요. 계절마다 많은 분들이 특별한 경험을 위해 떠나는 지역 축제들의 실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축제 스트레스로 죽는 산천어

강원도 화천군에서 열리는 산천어축제입니다. 사실 화천은 바다와 멀리 떨어진 곳으로 산천어와 전혀 무관한 곳입니다. 정말 산천어 없는 산천어축제인 셈이죠. 그런데도 이 축제를 열기 위해, 무려 16곳의 양식업체로부터 180t의 산천어를 사들여오는데요. 축제를 위해 매년 국내 양식 산천어의 90%가 화천으로 집결된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양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양식장의 산천어에게는 축제 닷새 전부터 먹이도 주지 않습니다. 축제 때 관광객들이 주는 떡밥을 잘 물게 하기 위해서 말이죠. 배고픔을 이겨내도 화천으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토사물을 내뱉고 죽는 산천어도 많은데요. 문제는 산천어가 1급수에 사는 어종이라는 것입니다. 맑은 물에서 지내야 하는 산천어가 오염된 물에 있으면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죠.

축제가 끝난 후, 얼음 밑은 산천어로 가득 찬 물고기 무덤입니다. 면역력 약화와 낚시 상처로 인한 수생균 감염으로 상당수의 산천어가 폐사하기 때문이죠. 수많은 고통을 겪다 겨우 살아남은 산천어들도 결국엔 상처로 죽거나 어묵 공장으로 보내집니다. 화천산천어축제는 ‘겨울 7대 불가사의’에도 꼽히기도 했는데요. 추위에도 불구하고 100만 명 이상이 몰려 물고기를 잡는 모습이 이상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즐기는 건 관광객, 뒤처리는 주민이?

겨울철 얼음낚시로 유명한 축제가 또 있죠. 강원도 평창군에서 열리는 평창송어축제입니다.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이 축제에서는 약 18만 마리의 송어를 방류할 계획인데요. 송어 축제에서는 두꺼운 얼음에 구멍을 내고 긴 작살을 이용해서 송어를 찍어 올리거나 낚싯대를 사용해서 건져 올립니다. 그런데 축제장 허용 기준보다 10배 이상의 큰 바늘로 낚시하는 사람, 닥치는 대로 낚아대는 사람 때문에 많은 물고기가 상처를 입고 폐사하죠.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맨손 잡이 체험은 물고기뿐 아니라 인간들에게도 감염의 위험이 있는데요. 이 산천어들은 이미 수송, 과밀 사육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건강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런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으면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큰 위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축제가 끝나면 마을 주민들은 며칠을 내리, 얼음 속 송어를 건져내는데요. 죽은 물고기가 물에 있으면 그 물이 오염돼서 생태계가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갯벌

맨손 잡이 체험은 어류에게 국한되지 않습니다. 패류나 연체류 동물같이 갯벌에 사는 동물들도 피해 갈 수 없는데요. 일부 주꾸미 축제에선 주꾸미를 미리 확보해둔 후, 관광객들이 쉽게 잡을 수 있도록 풀장에 풀어 넣는다고 하는데요. 이 축제는 겨울이 아닌 초봄에 개최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주꾸미의 산란 철이 바로 초봄이라는 것이죠. 산란 직전의 주꾸미를 잡아들이는 바람에 개체 수가 크게 줄고 있다는 한 연구관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산불 일으키는 풍등 축제

2018년 경기도 고양시에서 발생한 저유소 화재, 기억하시나요? 화재의 원인이 풍등으로 밝혀지면서 큰 이슈가 됐었는데요. 진안 홍삼 축제 때 실시한 풍등 날리기로 마이산에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었죠.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풍등 때문에 일어난 화재는 모두 33건이라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무주 풍등 날리기, 대구 풍등 축제 등 여러 곳에서 풍등과 관련된 축제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풍등은 비단 화재뿐 아니라 환경문제와 풍등 수거 문제로도 이어집니다. 실제로 풍등 축제가 끝나면 풍등을 찾느라 공무원들이 새벽까지 애를 먹고 있죠.

우리에겐 소망 풍선, 동물들에겐 절망

새해가 되면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소망을 적어 풍선을 날리는 행사를 열곤 합니다. 적은 비용으로 화려한 효과를 낼 수 있어 다양한 축제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행사 중 하나인데요. 이번 새해맞이 때에는 국내 72곳에서 풍선 날리기가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날려 보낸 풍선의 바람이 빠지면 어떻게 될까요? 풍선들은 산, 바다 등으로 떨어져 쓰레기가 될 텐데요. 야생동물들이 바람 빠진 풍선을 먹이로 착각해서 섭취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조류가 연성 플라스틱인 풍선을 섭취하면 기도를 막거나 위장 벽에 달라붙어 사망률이 40%에 육박합니다. 조류에겐 더더욱 위험한 일이죠. 미국 클리블랜드에선 풍선 150만 개 날리기를 진행했다가 선박 프로펠러에 풍선이 엉켜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 사건으로 많은 수의 조류와 야생동물도 풍선을 삼켜 폐사했습니다.

이에 따라 영국 옥스퍼드, 미국 뉴욕 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해외 곳곳에서는 풍선 날리기 행사가 금지되고 있는데요. 이번 연도부터 경기도도 풍선 날리기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 조치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환경부에 건의한다고 하는데요. 축제를 위한 억지스러운 상황에 피해를 보는 이들이 더는 생겨나지 않도록 협조적인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