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첫 발병한 2019년 12월 이래로 어느덧 반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바이러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맹렬한 기세로 전 세계인들을 공포에 빠트리고 있는데요. 1일 기준 전 세계 확진자는 무려 610만 명에 달합니다. 한국도 코로나19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5월 초 일 확진자 한자릿 수를 기록하다가 이태원 클럽 사건 이후 79명까지 늘어날 정도였죠.

더 이상의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각국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 장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앙심이 바이러스의 공포도 이겨낸 것일까요? 최근 열린 라마단 축제 기간 동안 무슬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거리가 먼 행동으로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트렸는데요.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슬람 최대 축제
라마단

지난 4월 23일부터 5월 23일까지 한 달간 이슬람교의 최대 행사 중 하나인 ‘라마단 축제’가 열렸습니다. 라마단은 이슬람교에서 행하는 한 달간의 금식 기간으로 이슬람교도들은 이 기간 중 해가 떠있는 낮 시간에는 음식과 물을 먹지 않으며 해가 지면 금식을 중단합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이슬람교도가 아닌 사람들도 이 기간에는 라마단에 참여해야 하죠. 만일 지키지 않을 시 국외 추방 등의 처벌도 받을 수 있습니다.

라마단의 마지막 날은 ‘이드 알 피뜨르’라는 성대한 축제가 열립니다. 이 기간에는 가족과 함께 모여 라마단이 끝난 것을 축하하고 음식을 나눠먹는데요, 우리나라의 명절처럼 3~4일간의 기간 동안 귀성길 행렬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 국가에서 이드 알 피뜨르가 금지되었습니다.

인구의 98%가 무슬림인 터키는 지난 22일부터 4일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81개 주를 봉쇄하고 가족과 친척 방문을 위한 귀성이 전면 금지되었죠. 인구 87%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도 자카르타 등 대도시에 거주하는 이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모스크에서 합동 기도회도 금지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강력한 통제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의 축제 기간 동안 24시간 전면 통행금지령을 내렸고, 5명 이상 모이는 외국인의 경우 국외로 영구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죠. 결혼식과 장례식을 금지했고 무슬림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도 전격 봉쇄했습니다.

이케아에서 주차장 대여

하지만 코로나19도 무슬림들의 예배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독일에서는 이색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는데요. BBC에 따르면 지난 26일 800명의 독일 무슬림들은 라마단 기간에 이케아 주차장에서 기도를 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예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주차장 예배를 결정한 것인데요.

참가한 신도 중 한 명인 ‘카디르 테르 지’씨는 예배 장소를 물색하던 중 이케아 매장에 방문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기도를 할 공간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케아 관리자는 주저하지 않고 그의 제안을 승낙했는데요. 결국 일요일에 많은 무슬림들이 이슬람 사원을 향해 기도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한편 독일 교회에서도 무슬림들을 위한 기도 장소를 대여해 주어서 화제입니다. 독일은 지난 4일부터 종교 시설을 재개하기 시작했는데요, 베를린 노이쾰린 지구에 있는 다르 아살람 모스크는 예배 시 1.5m의 거리를 둬야 하기 때문에 모든 신도들을 수용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크로이츠베르크에 있는 마르타 루터란 교회가 라마단 마지막 날에 무슬림들을 위해 문을 열어 준 것이죠.

라마단 이후로 코로나 대거 확산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라마단 이후로 코로나가 대거 확산되고 있습니다. 걸프 6개국(사우디아라비아, UAE, 오만,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과 이집트가 라마단 기간 동안 누적 확진자가 4배 이상 증가한 것인데요. 봉쇄 조치를 위반하고 저녁식사 때 가족과 지인 모임에 참석한 일부 무슬림들을 통해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라마단 기간 동안 통행금지 시간을 줄이고 일부 사업장의 영업을 허용했던 이집트의 사태는 더욱 심각합니다. 라마단 초기 신규 확진자는 일 200명대였지만, 최근에는 한 주간 일 700명에 육박했습니다. 이란 역시 일 2천 명의 확진자를 기록하며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세가 더욱 맹렬해지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라마단 기간에 귀향 금지령을 무시하고 여행 서류를 위조하거나 400km를 걸어간 신도들이 대거 적발됨에 따라 코로나19 감염 경로를 거의 파악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는데요. 더구나 인도네시아의 한 이슬람 사원에는 수백만 명의 신자들이 축제 기간에 기도를 하러 모였습니다. 사진 속 신도들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50cm도 안되는 거리에서 기도를 하고 있어 바이러스 전파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