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로, 하얗게 소복이 눈 쌓인 후지산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후지산은 일본인들에게 상징과도 같은 존재인데요. 정상 부근은 1년 내내 거의 눈이 쌓여 있으며 그 모습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수 세기 동안 화가와 시인들에게 영감을 준 장소로도 유명하죠. 덕분에 2013년 후지산은 성스러운 장소 그리고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라는 점을 인정받아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후지산은 명백한 휴화산이며, 역사적으로도 몇 차례의 분화 기록이 남아있어 가까운 미래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어왔는데요. 따라서 일본 정부에서도 후지산 폭발을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추세죠. 최근, 후지산의 대규모 분화를 상정한 시뮬레이션 결과가 발표되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결과가 어땠을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3시간 만에 도쿄 전역 마비

시뮬레이션 결과, 3시간 만에 도쿄 도심과 주변 도시들에 화산재가 도달해 자동차 및 철도 운행이 정지되고 수도 기능이 마비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또 폭발 후 약 2주 남짓 분화가 이뤄질 것이며 화산재로 인한 교통마비 이외에 물류 마비가 나타날 것이라 밝혔죠.


화산재가 비에 섞여 내릴 경우 변전소 등 전기시설에 누전이 발생하여 정전 등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됐는데요. 또 화산재를 흡입하면 폐 조직이 파괴돼 집단 피난 명령이 내려질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
300년 전 폭발 당시 어땠는지 살펴보니

문제는 이 후지산이 지난 300년간 한 번도 분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 폭발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는데요. 실제 후지산 분화와 관련한 중앙방재회의를 주관하고 있는 도쿄대 명예교수는 “후지산은 지난 300년간 분화가 없어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며 “도쿄는 경제와 정치 기능이 집중돼 분화가 발생한 직후 대책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위기관리체제 구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후지산은 300년 전인, 1707년 12월 폭발해 일본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바 있는데요. 이때에도 도시에까지 화산재가 밀어닥쳐 ‘호에이 대분화’라 불렸습니다. 당시 약 2주 동안 대량의 화산재가 분출됐으며, 막대한 토사 재해와 홍수, 가옥 파괴 등의 피해가 보고된 바 있죠. 또 호에이 대분화는 후지산에서 동쪽으로 100㎞나 떨어진 도쿄까지 화산재가 날아와 쌓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오다와라번(현재 가나가와현 오다와라시 부근)의 쌀 수확량이 회복되기까지 무려 90년이 걸리는 등 복구까지 긴 시간을 견뎌야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도 후지산 분화에 따른 위험 대비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 정부는 올가을까지 중앙방재회의에 전문가 검토회를 설치해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인데요. 전문가 검토회는 기상연구소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참고해서 후지산 분화 때 화산재 피해에 대한 본격적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백두산 폭발 시, 피해 상상 초월할 것

한편, 폭발 시 우리나라에도 막대한 피해를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화산으로 백두산이 있는데요. 백두산은 고려 정종 때인 서기 946년과 947년 두 차례 대규모 폭발을 일으킨 뒤 지금은 휴지기 상태입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여러 화산 활동 징후를 보여 학계를 긴장시키고 있죠. 실제로 얼마 전 백두산 폭발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영화 속 재난 상황이 절대 불가능한 게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윤수 포스텍 환경공학과 교수는 “지질시대에 분화 기록이 있으면 활화산으로 분류하는데, 이런 점에서 백두산은 분명한 활화산”이라고 말했죠. 화산 폭발은 지하의 마그마가 분출하는 현상인데, 백두산 지하에 어마어마한 양의 마그마가 들어있다는 사실도 드러나 있습니다. 2016년에는 백두산 마그마 중 한 개의 면적이 서울시 면적의 2배에 달한다는 구체적인 연구 결과도 나왔죠.

반경 수십 km 이내 지역 초토화

따라서 백두산이 폭발하면 곧 무시무시한 재난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2002∼2005년에는 백두산 지면이 최고 7cm 솟아오르고, 지진 활동이 한 달에 최대 250회를 기록할 정도로 활발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백두산이 분화하면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요. 전문가들은 반경 수십 km 이내 지역은 초토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천지에 담긴 약 20억 t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면 압록강, 두만강, 삼지연 등에 대홍수가 날 확률이 높고, 분출하는 마그마와 직접 반응할 경우 엄청난 수증기로 폭발력이 극대화될 수도 있다고 밝혔죠. 화산재는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주고, 동아시아 일대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지될 수 있으며, 농작물 냉해를 유발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처럼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지만, 불행히도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화산 분출을 막을 수도, 그 시기를 예측할 수도 없는데요. 따라서 화산 폭발의 규모에 상관없이 분화구 근처에 있는 사람들은 치명적 피해를 입을 수 있기에 더욱 경각심이 유발되죠. 자연재해 앞에서는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