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사태로 여행업계는 도산 위기에 빠졌습니다. 최근 들어 이탈리아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국경 폐쇄 제한을 일부 해제하고 관광산업을 다시 재개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됨에 따라 여행 수요는 급감한 실정인데요.

항공업계도 심각한 상황이지만 뱃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월 일본 크루즈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출현하면서 다른 국가들의 크루즈 호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크루즈 운행이 전면 중단되며 승무원들은 크루즈에 갇혀버렸는데요. 고립된 승무원들은 각종 정신질환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그 충격적인 상황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실패한 일본 크루즈 고립작전

‘코로나 크루즈’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배는 일본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입니다. 재앙은 지난 1월 하선한 홍콩 남성 승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시작되었습니다. 일본 정부가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프린세스 호의 승객들을 2월 중순까지 하선하지 못하게 막은 것이죠. 이후 선내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배에 탑승하고 있던 인원은 모두 3711명이었는데요. 이 중에서 712명(6/10기준)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습니다. 당시 일각에서는 배의 밀폐된 환경과 통풍관을 통해 바이러스가 퍼지므로, 승객들을 하선시킨 후에 검사를 하자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크루즈 고립 작전을 택했습니다.

또한 선내 방역 시스템도 굉장한 논란거리였습니다. 탑승객들의 증언에 의하면 선내에서 감염 가능성이 있는 이들의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 여성은 “남편이 열이 있다고 호소했더니 해열제를 줬다. 열이 나는데도 나와 같은 방에 대기시켰다”라고 말했죠. 객실 소독 및 의료 지원도 미흡했는데요, 결국 수백 명의 감염자와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세 달째 크루즈에
갇혀있는 승무원

크루즈 사태는 비단 일본만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미국 크루즈도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데요. 일부 유람선이 출항 중이었던 3월 13일 미국 질병 통제 예방 센터(CDC)는 모든 유람선에 대해 항해 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운영되는 모든 크루즈가 일정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죠.

크루즈 항해 일정이 모두 취소되면서 당시 배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 3000여 명은 당일 하선했는데요. 하지만 승무원들은 육지에 발을 디딜 수 없었습니다. 정부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하선을 금지했기 때문이죠. 다른 배에 남은 승객들도 3월과 4월 동안 점차 자국으로 송환되었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수만 명의 승무원은 하선할 수 없었습니다.

더불어 CDC는 항해금지 명령을 7월 말까지 연장했습니다. 각국에서는 항구를 폐쇄했고 오갈 데 없는 크루즈 승무원은 두 달 넘게 배 안에 갇혀있어야만 했습니다. 승무원 하선 조건도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미국 정부가 하선한 승무원이 호텔과 여객기 이용을 금지하는 조건을 단 것인데요. 이에 따라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전세기를 타야 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주급으로 500달러를 받는 승무원에게 그만한 금액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배 안에 남아있는 승무원 40%가 필리핀 국적이고 30%는 인도네시아와 인도, 방글라데시 출신입니다. 해당 정부는 승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선박회사도 ‘승무원의 귀국을 위한 전세기 대여를 지원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라고 선언했죠.

잇따른 승무원 자살 사건

크루즈 ‘셀러브리티 인피니티’호에 탑승한 브라질 출신 DJ 카이우 사우다냐는 지난 3월 악몽과 공황장애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크루즈 회사 측에서 전세기 대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브라질 승무원을 한꺼번에 비행기에 태우겠다며 선박을 세 번이나 갈아타게 한 것인데요. 결국 그는 6월 3일에나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크루즈에 갇힌 승무원들 사이에서 잇따라 자살 사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5월 2일에는 그리스 피리아스에 정박해있는 크루즈에 두 달 넘게 갇혀있던 폴란드 출신 엔지니어가 갑판에서 몸을 던졌고, 10일에는 마이애미 앞바다에 중국인 승무원이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출신 승무원도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연이은 자살 사건으로 승무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승무원들은 ‘얼마나 더 자살하게 만들 셈인가’의 문구를 내걸고 시위를 시작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승무원들이 점차 고국으로 돌아오고 있지만, 여전히 10만 명이 넘는 승무원들이 바다 위 바이러스의 인질로 잡혀있습니다.

곳곳에서 도산 위기

이처럼 많은 국가에서 크루즈가 전면 운행 중단되면서 크루즈 업체들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크루즈의 특성상 운영을 하더라도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인데요. 이에 크루즈 여행을 주선하는 ‘㈜리더스아름다운’은 이달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세계 최대 크루즈 업체인 ‘카니발코퍼레이션’의 주가도 올해 1월 50달러 선에서 3월 18일 9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