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패닉에 빠트린 코로나19의 원흉으로 중국에서의 박쥐탕 섭취가 지목되면서 야생동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간 야생동물로 인한 여러 차례 치명적 감염병을 겪으면서 공포의 대상으로 대두된 것인데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도 전염병의 위험성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골에서 이런 거 보면 바로 심장마비행’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진 속 박쥐는 사람 키만 한 크기로 처마에 거꾸로 매달려 충격을 안겼는데요. 조사 결과 해당 사진은 필리핀에 서식하는 황금볏과일박쥐로 밝혀졌습니다. 한편 국내에도 이에 못지않은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박쥐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국내에서 박쥐가 주로 서식하는 지역은 어디일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다소 혐오스러운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주도 동굴, 박쥐 서식 실태

국내에 서식하는 박쥐의 경우 8종의 바이러스를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국내에 서식 중인 박쥐의 분변 550개를 분석한 결과 50종에 달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죠. 특히 국내 동굴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박쥐종은 이번 코로나19를 옮긴 종으로 추정되는 관박쥐여서 더욱 우려가 커지는데요.

국내에 박쥐가 가장 많이 서식하는 지역은 제주도로 알려졌습니다. 유명한 만장굴, 김녕굴을 비롯해 당처물동굴, 용천동굴 등에도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특히 만장굴은 제주관박쥐, 긴가락박쥐 등 다양한 종의 박쥐들이 수 천 마리씩 모여 사는 국내 최대의 박쥐 서식지입니다. 특히 만장굴에는 멸종 위기 1급 종인 붉은 박쥐의 서식지로 유명한데요. 총 길이 7.6㎞에 달하는 만장굴은 현재 1㎞ 구간만 개방되고 있습니다.

유독 제주도 일대에
많이 서식하는 이유

붉은박쥐는 대기오염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환경지표 종입니다. 따라서 자연환경과 대기오염에 민감한 붉은박쥐가 살고 있다는 것은 제주도 동굴 생태계가 안정되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죠.

겨울철에도 10도 내외의 온도와 95% 이상의 습도를 유지하고 있어 붉은박쥐를 비롯해 다른 종의 박쥐들이 동면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한편 붉은박쥐는 제주도 만장굴과 한라산 중산간 용암동굴 및 다른 몇몇에서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천연기념물인 동시에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보호하는 포유류로 전국에 200여 마리밖에 없는 희귀종입니다. 2008년 만장굴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어 매년 만장굴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죠. 2016년부터는 김녕굴에서도 붉은박쥐 1마리가 서식 중인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만장굴과 인접해 있는 김녕굴로 서식지를 확장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감염원 차단하려면?

박쥐는 그간 수십만 년 동안 인류와 함께 공존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유독 박쥐로 인한 새로운 바이러스 감염이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요? 여기에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및 인류의 증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인류가 증가함에 따라 사람들이 박쥐의 서식지인 숲으로 들어가 개발을 확대하는 등 환경 파괴를 이유로 들 수 있죠. 전 세계적으로 사람 간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확산 속도가 빨라진 것 또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박쥐가 전염병을 옮기는 것 같이 해로운 작용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박쥐는 모기와 나방 같은 해충을 없애고, 꽃가루를 옮기는 유익한 역할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야생동물로 인한 질병 감염원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밀렵과 불법거래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야생동물 취식과 같은 행위를 근절하는 것이 최선책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서운 속도로 급증하면서 2차 대유행이 우려되는 가운데 다가오는 미래 야생동물로 인한 감염병 공포는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국내 야생 박쥐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우리나라도 전염병 감염에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온 만큼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에 상시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