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고 설레는 해외여행 전 한 가지 견뎌야만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비행기 안에서 보내는 길고 지루한 시간입니다. 밀린 영화도 보고, 기내식도 먹고, 한숨 자고 일어나도 목적지는 아직 한참 남아 답답하셨던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이쯤 되면 조금 엉뚱한 질문 하나가 떠오릅니다. “자동차가 액셀을 밟아 전속력으로 달리듯, 비행기는 더 빠른 속도로 날 수 없을까?”라는 의문 말이죠.

그러고 보면 지난 반세기 동안 항공업계는 눈부신 발전을 이뤘고, 항공기술은 계속해서 진보를 거듭해왔다고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항공기의 비행 속도는 반세기 전과 비교해볼 때 진전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항공업계는 왜 속도 면에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은 걸까요? 아니면 어떤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하지 못한 걸까요? 아래 그 궁금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용, 시간 고려한 적정 비행 속도 때문


우선 한 가지 이유는 1960년대부터 통용되기 시작한 여객기 운행속도가 여전히 우리가 사용하는 엔진에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상용 항공기는 일반적으로 시속 400에서 620마일의 속도에서 가장 효율적인 터보팬 엔진에 의해 구동되죠.

다시 말해, 항공기에는 경제속도(Economy Speed)라는 개념이 존재하는데요. 이것은 항공기의 운항 비용이 가장 낮아지는 속도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의 속도가 빠를수록 연료의 소비량이 증가하여 연료 비용이 높아집니다. 반면에 속도가 너무 늦으면 연료 비용은 낮아지지만, 시간이 더 걸려서 시간 비용이 커지게 되죠. 따라서 연료 비용과 시간 비용을 동시에 고려한 시속 400에서 620마일의 속도가 항공기의 경제 속도가 되는 것입니다.

기술적 한계도 존재


하지만 사실상 비행기 속도를 올릴 수 없는 가장 기술적 원인도 존재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대형 항공기가 그 이상의 속도를 내려면 ‘소리의 벽’과 ‘열의 벽’이라는 장애를 만나기 때문입니다. 비행기의 속도가 음속에 가까워지게 되면 기수나 날개의 앞쪽에 공기가 압축돼 ‘충격파’라는 것이 발생하는데요. 이로 인해 양력이 줄어들거나 심한 진동이 일어나고 심지어 파생되는 소음은 지상의 사람들에게 대단히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또한 속도가 빨라질수록 공기와 기체의 마찰에 의해 온도가 상승하게 되는데 이 경우 기체 재료가 고열 때문에 강도가 약해지는 것이 또한 문제가 됩니다. 이것이 ‘열의 벽’이라는 것이죠.

항공 교통 상황 고려한 탓


마지막으로는 항공 교통 상황이라는 요소를 고려한 탓입니다. 자동차의 예를 들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자동차의 운행속도는 차량 성능 문제가 아니라 도로 사정과 안전운행을 위한 차원에서 두루 고려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성능은 있지만, 그런 속도로 주행할만한 도로가 없는 것이죠. 지상에서의 자동차 충돌 사고도 끔찍한데, 공중에서는 약간만 스쳐도 대형사고로 이어지니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에어 트래픽(Air traffic)이 우려되는 상황이 오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대도시의 공항 근처에서는 에어 미스(Air miss)로 불리는 항공기들의 공중 충돌 직전의 상태가 자주 발생한다고 하네요. 이제 제한된 평면도로가 아니라 공간 제한 없는 3차원 세계를 비행하는 항공기들도 공중 충돌을 우려할 정도로 비행 편수가 많아졌으니 안전 운행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