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하얼빈은 매년 1월에서 2월 초 환상적인 겨울 왕국으로 변신하는데요. 뭘 하든 크기와 규모에서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는 중국답게 화려한 조명과 어우러진 거대하고 웅장한 얼음조각들이 감탄을 자아내죠. 세계에서 가장 큰 얼음 축제인 하얼빈 ‘빙등제’에서 이런 경관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열려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는 중입니다.

얼음의 왕국 연상시키는 비주얼

한해 하얼빈을 찾는 관광객은 1천 5백만 명이나 되지만 대부분이 겨울에 방문한다고 하니 축제의 유명세를 짐작해볼 수 있겠죠. 빙등제의 무대가 되는 흑룡강성 하얼빈은 중국에서 가장 추운 동북 지역에 위치해 겨울 기온이 영하 20~30 도는 기본으로 내려가는 강추위를 자랑합니다. 하얼빈시는 추운 기후를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활용, 지역의 풍부한 얼음과 눈을 이용해 오늘날 전 세계 사람들이 방문하는 축제로 발전시켰습니다.

축제 규모는 상상 그 이상인데요. 총면적이 60만 평방미터(18만 1,500평), 사용된 눈과 얼음도 220,000㎥에 달하며, 이중 가장 큰 조각품은 무려 150피트 상공에 닿습니다. 이 거대한 규모의 얼음조각품을 완성하기 위해 약 1만 명의 인부들이 얼음을 자르고, 운반하고, 조각하는 데 동원된다고 하죠.

빙등제는 빙등유원회에서 유래되었는데요. 1963년부터 하얼빈 쟈오린공원에서 작가들이 눈과 얼음조각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곤 했는데 전시회의 이름이 빙등유원회였습니다. 그러던 중, 하얼빈시에서 이러한 작품들이 더 큰 축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눈치채고 1985년 처음 축제를 기획했고, 오늘날까지 매년 이어오게 된 거죠.

얼음 빙(冰)자와 불빛 등(灯)자를 합친 빙등제는 낮과 밤의 입장료가 다른데요. 입장료는 조금 더 비싸지만 밤에 가면 각각의 얼음조각에 설치된 화려한 조명이 빛을 발해 더욱 환상적이고 판타지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단 저녁 9시 30분까지만 운영하니 방문 시 참고하면 좋겠죠.

신나는 겨울 놀거리들 가득
한편, 축제는 단순히 보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나는 겨울 놀 거리들로 가득합니다. 다양한 이색적 공연과 행사들은 물론, 설원 축구, 스노우 모터사이클, 스키 등 수십 가지의 동계 스포츠도 한 번에 즐길 수 있습니다. 아이스 바이크, 아이스 스케이팅 등을 타며 겨울 놀이에 빠져들 수도 있겠네요.

이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단연 얼음 슬라이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체험 공간에 들어선 길이 300m 이상의 얼음 슬라이드는 짜릿한 스릴을 선사하기에 충분합니다. 여러 가지 즐길 거리 중에서도 얼음 슬라이드의 인기가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흑룡강성을 제외한 길림성, 요녕성, 내몽골자치구 같은 다른 동북 지역도 매년 겨울 얼음 슬라이드와 얼음조각품 몇 점을 전시한 ‘소규모 빙등제’를 개최하기도 합니다. 덕분에 중국 동북 지역에서 자란 80~90년 대생들이라면 어린 시절 손발이 꽁꽁 얼어가며 얼음 슬라이드를 탔던 추억 하나씩은 갖고 있죠.

발길이 닿는 곳 어디든 ‘인생샷 스팟’

또한 빙등제에서는 거대한 규모의 얼음·눈 조각품이 설치되어 있다 보니 어디서 찍어도 인생샷을 건질 수 있습니다. 하얼빈 빙설대세계, 타이양다오, 자오린 공원 총 3개 지역에 걸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눈 조각은 누구에게나 인생샷 촬영의 기회를 선물하죠.

겨울 축제 기간은 1월 5일부터 2월 5일로 명시되어 있지만, 보통은 눈이 녹을 때까지 계속됩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약 300위안(약 5만 3천원)이며 인터넷 예매 시 좀 더 저렴하게 티켓팅이 가능합니다.

팁을 하나 덧붙이자면 빙등제는 개막 무렵 방문하는 것보다 축제가 끝나갈 무렵에 가는 것이 좋은데요. 축제가 진행되는 기간에도 다른 조형물들이 계속해서 설치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작품을 하나라도 더 눈에 담고 싶다면 천천히 하얼빈 여행을 준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