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를 탈 때, 좌석은 그 여행의 편안함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 좌석으로 해 드릴까요?” “비상구 좌석 있나요? 가능하면 그쪽으로” 이런 대화는 공항 카운터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대화죠. 그만큼 비상구 좌석은 비상(탈출)구 부근에 위치해 다른 좌석보다 앞쪽 공간에 여유가 있어 많은 승객들이 선호하는데요. 다른 좌석과는 달리 드나듦에 불편함이 없고, 다리를 마음껏 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그러나 원한다고 해서 모두가 비상구 좌석에 앉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비상구 좌석의 승객은 ‘비상시에 승무원을 도와 다른 승객의 탈출을 도와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요. 그 때문에 어린이, 임신부 등 심신 노약, 미약자는 비상구 좌석에 앉을 수 없다는 법적 규정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원래 항공사 규정에는 비상구 쪽 좌석은 비상상황 시 승무원을 도와 승객 탈출을 도울 수 있는 승객을 우선적으로 태우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 비상구 좌석을 유료화해 운영하는 항공사들이 나타났는데요. 비행기 티켓을 예매할 때 일정한 추가 요금을 지불하면 비상구 좌석을 배정하는 서비스를 시행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비상구 좌석 유료화 현상이 부가수익을 올리려는 일환으로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시작되었으나, 최근에는 일반 항공사(FSC) 사이에서도 퍼지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4년 국적 항공사 가운데는 가장 처음 비상구 좌석 배정 유료화를 도입했고, 이후 진에어 등 다른 LCC도 일제히 비상구 좌석은 유료로 배정하기 시작했죠. 현재는 단순히 비상구 좌석뿐만 아니라 일반 좌석 가운데도 선호 좌석은 유료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풀 서비스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역시 2016년부터 이코노미 클래스 제일 앞 좌석에 대해서는 3만~15만 원 요금을 추가로 부과하고 있으며 지난 7월부터는 비상구 좌석 역시 유료 좌석으로 포함했습니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 대형 항공사(FSC) 가운데서 서비스 유료화에 가장 소극적이었던 대한항공까지 좌석 배정에 대한 유료화 전망을 내놔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실제로 현재 국내에서는 대한항공만 유일하게 비상구 좌석을 유료로 판매하지 않고 있죠. 그러나 이미 저비용항공사들은 물론이거니와 아시아나항공까지 비상구 좌석을 유료 판매하기 시작한 데 이어, 대한항공도 곧 이러한 물결에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지난달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르면 올해 초 비상구 좌석을 유료 판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확정된 바가 없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으나, 외신에서는 빠르면 올해 2월부터 비상구 좌석이나 맨 앞좌석을 유료화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습니다.

출처-항공여행정보

이렇듯 아시아나에 이어 업계 1위인 대한항공도 비상구 좌석 유료화 시행에 나서려는 건 결국 수익성 제고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실제로 올해 국내 항공업계는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한 일본 노선의 감소, 유가 및 환율 변동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죠. 항공사 매출액은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잇따랐습니다. 따라서 항공 운임만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경쟁 환경에 직면해, 대한항공도 부가 서비스 판매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상구 좌석 유료 판매에 대한 안전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습니다. 위급 시 탈출을 도와야 하는 비상구 좌석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의 조건이 엄격한데,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무엇보다 비상구 좌석에 대해 ‘안전’보다 ‘편의’를 강조하며 ‘좌석 간격이 넓은 자리’라는 명목을 내세워 구매를 유도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시각이 많습니다.

한편, 대한항공은 현재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비상구 좌석을 판매하지 않고 회원 등급이 높은 승객에게 비상구 좌석을 선배정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과연 대한항공이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깨고 비상구 유료화 정책 대열에 합류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