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비대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온라인 강의는 물론 무인 키오스크, 온라인 쇼핑, 배달 앱 등 바야흐로 ‘언택트(Untact) 시대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연이 아닌데요. 최근 들어 코로나가 확산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정계의 방역 수위도 한층 강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다자외교 일정들이 모두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모습인데요. 특히 지난달 13일부터 2주간 열린 RCEP 정상회담과 G20 정상 회의 이후 청와대 회의 세트장과 관련해 해외 각국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노하우를 전수해달라는 요청도 빗발쳤는데요. 주요 외신이 극찬한 우리나라의 회의장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계가 주목한 K-회의장

지난달 2주간 총 8번 열린 화상 정상 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최첨단 회의장은 세계 각국의 관심거리였습니다. 비대면으로 진행된 회의였지만 실제 회의장과 거의 흡사하게 꾸려진 덕분인데요. 최신 롤러블 TV를 활용한 스튜디오형 회의장의 거대한 화면을 통해 상대국 정상이 나타나고 레일 카메라가 다양한 앵글을 잡으면서 실제 회의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20명이 넘는 회원국 정상들의 얼굴을 다 담기 위해 청와대는 3면으로 나뉜 후면 LED 화면에 정상들의 얼굴을 영상 편집해 송출했는데요. 문 대통령이 볼 수 있는 전면 LED 화면에는 필요한 자료와 합의문 등의 문서들을 실시간으로 띄워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또한 정상 회의마다 행사의 심벌이나 로고 등을 고려해 회의장 배경색을 바꾸었는데요. 일일이 다른 배경 판을 사용한 게 아니라 조명을 이용해 색상을 연출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RCEP 정상 회의에서 선보인 롤러블 TV 역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예컨대 문 대통령이 발언할 때 뒤편에 설치한 롤러블 TV의 화면을 통해 회의의 로고가 등장했는데요. 이 역시 언택트 화상으로 진행되었기에 가능한 기술이었죠.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최상위권인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을 다른 나라에 선보이려고 노력했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습니다.

다른 나라의 회의장 모습

이는 집무실에 모니터만 두고 화상 회의를 진행한 대부분의 나라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는데요. 다른 나라의 정상들은 집무실에 TV 한 대 정도만 놓고 회의에 참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9월부터 사실상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중국만이 몇몇 정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에 참여했죠.

화상회의의 또 다른 풍경으로 동시통역기를 꼽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 귀에 동시통역기를 꽂고 참석한 외국 정상과 달리 문 대통령만이 스튜디오 음향으로 통역 내용을 바로 전달해 들었죠. 이에 거추장스러운 장치 하나를 없애는 것부터 비대면과 대면의 차이를 줄였다는 칭찬이 쏟아졌습니다. 한편 회의가 끝난 뒤 각국에서 관심과 문의가 쏟아졌는데요. “어떻게 정상 회의장을 만들었나”, “노하우를 알려달라” 등 요청이 쇄도했습니다.

탁현민 비서관의 아이디어

전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이 회의장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는 어떻게 이런 회의장을 기획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영화 ‘어벤저스’에 나오는 화상회의 장면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어떻게 하면 화상을 통해 실제로 만나서 대면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라며 “그러다 보니 오디오나 화면, 조명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라고 전했죠.

탁현민 비서관은 이번 화상 정상 회의가 끝난 뒤에도 비대면 다자외교에 대한 고심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다른 나라 정상들도 한국과 같은 환경에서 대화했다면 더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코로나 시대에 다자 정상회담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비대면 형식에 대한 고민도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죠.

현재 청와대는 쏟아지는 각국의 문의에 회의장 노하우를 전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다음 APEC 의장국인 뉴질랜드도 비대면 화상회의를 통해 회담을 진행할 계획을 밝히는 등 앞으로 비대면 화상회의가 더 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는데요. 이런 흐름에 발맞춰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을 접목한 K-회의장은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