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국왕은 곧 신 같은 존재로 여겨질 만큼 태국 왕실은 국민에게 진심 어린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비록 1932년 입헌군주국이 된 이후 국왕은 상징적인 국가 원수라곤 하지만, 태국 왕실의 권위는 여전히 대단한데요. 왕실 모독 죄는 최대 징역 15년 중벌에 처할 수 있다고 법으로 정해뒀을 정도죠.

이렇듯 현대 군주국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힘을 지니고 있는 태국에서 최근 국왕과 왕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어 화제인데요. 태국에서 이 같은 반(反) 왕실 정서가 생겨난 이유는 무엇일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왜 우리는 왕이 필요한가?”

23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코로나19로 인해 태국에서 왕권에 의문을 제기하는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태국에서 코로나 감염증 확진자가 800명을 넘어선 현 상황에서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이 태국을 떠나 독일에서 계속해서 머무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해시태그는 태국 출신 역사학자 쏨삭 치암씨라사쿤이 처음으로 시작했는데요. 쏨삭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왕이 바이러스를 피해 뮌헨에서 함부르크로 달아난 것 같다”며 “태국인도 독일인도 코로나를 걱정하는데 국왕은 알 바 아닌가 보다”라는 글에 ‘#왜 우리는 왕이 필요한가(#whydoweneedaking)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올렸죠. 이 게시물에 태국인들이 화답했고 곧 22일 하루 만에 해당 해시태그가 달린 글이 120만 개 이상 올라왔습니다.

“처벌도 각오했다”
게시물 계속해서 올라오는 이유는

무엇보다 왕실 모독 죄가 중범죄에 해당하는 태국에서 이 같은 반 왕실 운동이 일어난 건 이례적인데요. 21일 태국의 한 정부 장관은 트위터에 키보드 위에 수갑을 찬 손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시민들에게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법을 어기지 말라는 경고문을 올렸죠.

그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사회에 해를 끼친다면 법에 따라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는데요. 그의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해시태그 운동은 트위터에서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소문 자자한
국왕의 ’기이한 사생활‘

와치랄롱꼰 국왕의 기행은 이전에도 화제가 됐는데요. 그는 왕세자 시절부터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기로 이미 유명했습니다. 특히 세 번의 이혼, 26세 연하의 왕실 근위대장과의 네 번째 결혼, 그리고 후궁 축출로 논란이 되었죠. 가장 유명한 건 2007년 있었던 일명 ‘왕세자비 애완견 케이크 사건’인데요. 셋째 부인이었던 스리라스미가 반라로 국왕의 애완견 생일파티에서 엎드려 케이크를 먹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죠.


또 자신의 상반신 문신이 훤히 드러나는 차림을 하고 젊은 여성과 돌아다니는 모습이 독일 쇼핑몰에서 포착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사진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없던 인기는 더 떨어졌죠. 푸미폰 전 국왕이 흔들리는 아들의 권위를 세워주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현재까지도 태국 떠나
독일에 계속해서 머물러


한편, 와치랄롱꼰 국왕은 공식적인 세계 1위 부유 왕족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그의 재산도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미국 경제 주간지인 포브스에서는 2018년 태국 왕실 재산 규모가 300억 달러, 한화 33조 423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였죠. 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인 545 캐럿 골든 주빌리 다이아몬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보유 보석류만 가치가 15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자산가입니다.


태국 왕실 자산의 대부분은 부동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따라서 와치랄롱꼰 국왕은 독일에도 거주지가 있어 현재 태국을 떠나 독일에 계속해서 머무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태국 내에서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한 나라를 대표하는 국왕의 이 같은 외유(外遊)는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는데요. 전 세계가 코로나 확산 방지에 총력하고 있는 이때, 국왕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