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듯, 세계의 법은 정말 다양합니다. 각 국가는 자국의 여러 상황과 요인을 분석하여 법률을 제정하는 것인데요. 여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법이 있습니다. 바로 아프리카의 스와질란드입니다. 현재 바뀐 국호는 에스와티니인 이 국가에서는 여성이 바지를 착용해서도 미니스커트를 입어도 안 된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연유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입헌군주제 국가, 에스와티니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해 있는 에스와티니는 세계 최극빈국 중 하나입니다. 1907년 영국의 보호령이었다가 1968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 국가의 국호는 처음부터 에스와티니가 아니었습니다. 2018년, 스위스와 발음이 헷갈린다는 국왕의 명령으로 스와질란드에서 에스와티니로 바꾼 것이죠. 순식간에 국호까지 바뀌어버린 에스와티니에서 국왕의 말은 곧 법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에스와티니의 국왕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한 말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는 “여자가 바지를 입는 바람에 오늘날 세상이 이 모양이 됐다”라는 해괴망측한 언행을 서슴지 않았는데요. 여기서 더 놀라운 것은 에스와티니에 여성의 바지 착용 금지법이 있다는 것입니다.

가부장제 위해

여성 바지 착용 금지

여성의 바지 착용을 법으로 금지한다니, 정말 충격적인데요. 특히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법으로 존중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법률인 것 같습니다. 에스와티니는 왜 여성의 바지 착용을 금지하게 되었을까요?

에스와티니의 여성 바지 착용 금지법은 국가의 가부장제 문화를 유지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법입니다. 에스와티니의 현 국왕인 음스와티 3세가 15명의 왕비를 거느리고 있다는 사실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이 곳은 극심한 가부장제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은 인권에 큰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여성의 바지 착용을 금지하며 가부장제 사회를 더욱 굳건히 하려는 것이죠. 만약 이를 어길 시 경찰과 군인으로부터 큰 모욕을 받고 바지를 찢기는 일까지 당하게 됩니다.

미니스커트도 금지

에스와티니에서는 여성의 바지 착용뿐 아니라 미니스커트도 금지합니다. 미니스커트 착용 금지 역시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요. 미니스커트 착용 금지법은 급증하는 여성 강간 범죄를 막아달라는 시위 이후 제정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에스와티니의 미니스커트 금지법은 이번에 처음 제정된 법안이 아닙니다. 1889년에도 존재했던 이 법률이 현대에 와서 다시 부활한 것이죠.

이 법안이 시행되자 에스와티니는 물론 주변국 여성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강간 범죄를 줄이려면 강간범의 처벌을 강화하면 될 문제를 여성의 권리만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인데요. 이에 당국은 ‘여성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는 말만 하고 있습니다.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적발되면 무려 6개월의 징역을 받게 됩니다.

미니스커트 금지법에 모순,

‘리드 댄스 축제’

그런데 이런 법과 모순되게 에스와티니에는 ‘리드 댄스 축제’라는 것이 있습니다. 국왕이 새 신부를 간택하는 축제인데요. 문제는 이 축제에서 여성들이 가슴을 드러낸 구슬 복장의 반라 상태로 국왕 앞에서 춤을 추고 행진한다는 점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바지는 물론 미니스커트 착용도 안되지만 국왕 앞에서는 노출이 가능하니,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당국은 ‘축제 기간에 성폭행을 당한 사례가 없으므로 괜찮다’라고 말합니다. 에스와티니의 이런 법률은 여행객들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여성이 바지를 입거나 미니스커트를 입은 모습을 보이면 좋지 않게 본다고 합니다. 그러나 교회나 왕궁 등 신성한 곳에서만큼은 여성들이 꼭 치마를 입어야 합니다.

현 사회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여성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여성의 바지와 미니스커트 착용을 금지하는 에스와티니. 사회가 바뀌고 있는 만큼 이런 에스와티니의 법률도 따라서 바뀔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그럼에도 국가의 법이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겠죠. 에스와티니에 여행을 가시게 된다면 여성 바지 착용 금지법과 미니스커트 금지법, 꼭 유념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