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이달 초부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줄며 안정세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한 음식점이 ‘미국의 코로나19 발생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어 거센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와중에 이같이 비인간적인 행동을 벌여 논란이 커졌는데요. 하루에도 몇백 명의 손님들이 몰려드는 음식점에 이런 몰상식한 현수막이 버젓이 걸리게 된 이유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선양 중심거리에 위치한 유명 죽집

해당 현수막이 걸린 가게는 ‘양마마죽집(杨妈妈粥店)’이라는 죽 체인점 브랜드로, 선양 도심인 타이위안제에 위치해 있습니다. 주말을 맞아 유동인구가 많았을 때인 지난 22일 오후 6시, 점장 후이(惠) 모씨는 문 앞에 공기를 주입해 만든 붉은색 구조물을 세웠는데요. 현수막에는 “미국의 코로나19 발생을 열렬히 축하하고 일본의 감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영원히 이어지길 기원한다”는 문장이 적혀있었죠.

현수막을 발견한 고객들의 제보로 상황은 빨리 진압될 수 있었는데요. 1시간 30분쯤 뒤에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현수막을 철거하도록 명령했고, 후이 모씨를 훈계한 뒤 공안기관으로 연행했습니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후이 모씨는 고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현수막을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죠.

중국 매체, 비판 기사 쏟아내

이에 중국 매체들은 앞다투어 해당 상황을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중국 매체 신경보는 “코로나19는 재난이자 인종, 지역, 국가를 가리지 않는 인류 공동의 적”이라며 “공동의 적에 대해 함께 적개심을 불태워야지 남의 재앙을 보고 기뻐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죠.


이어 “중국에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일본 정부가 마스크 등 많은 물자를 지원했다”면서 “이는 타국의 도움을 보답할 줄 모르는 배은망덕한 행위”라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중국 인터넷상에서 이와 유사한 정서가 표출된 바 있는데요. 중국 매체들은 이번 일을 비판하며 “우리는 운명공동체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수치스럽다” 중국 누리꾼들도 비난


중국 현지에서도 해당 사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주를 이뤘는데요. 네티즌들은 대체적으로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이며 “세계적인 망신이다. 한 사람이 선양 시민 전체를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마마(妈妈, 엄마)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장사하는 가게에서 할 행동인가” “반인륜적인 행위다” “인간성이 없으면 동물과 무슨 차이가 있냐”며 분노를 쏟아냈죠.

논란이 거세지자 체인점 본사 측은 지난 23일 “본사와의 협의 없이 이루어진 지점 점장의 독단적인 행동”이라며 “점장의 개인적 행위에 대해 단호히 질책하고, 즉시 해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깊이 반성한다. 직원에 대한 교육, 관리를 잘하겠다”며 “해당 현수막이 사회에 미친 부적절한 영향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전했죠. 현재 해당 논란이 발생한 죽 판매점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로, 영업 재개 여부는 아직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중 싸움으로 번져

미국에서는 26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6만 5천 명, 사망자가 900명을 넘어서며 중국의 확진자 수 넘어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중 양국은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싸고 서로 험한 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앞서 1월 31일 톰 코튼 미 공화당 상원의원이 “우한 실험실에서 유출된 생물무기”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고 주미 중국대사 추이톈카이(崔天凱)는 “완전히 미친 소리”라며 반발한 바 있는데요. 한동안 소강상태를 유지하던 미중 싸움은 이탈리아 등 유럽이 신종 코로나 사태로 공황에 빠지면서 재점화됐습니다.

지난 2일 미 폭스 뉴스의 앵커 제시 워터스는 “중국은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생한 건 “중국인이 배불리 먹지 못해 박쥐나 뱀을 잡아먹기 때문”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었죠. 이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 자오리젠(趙立堅)이 중국의 이름을 더럽히는 건 바이러스 자체보다 위험하다”고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로 부르지 않겠다며 논쟁을 자제하고 나섰으나, 양국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코로나19 확진 숫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전 세계인의 시름도 커져가고 있는데요. 불안감은 이해하지만 그 어떤 이유로도 다른 나라의 재앙을 축하하는 반인륜적인 행동을 벌여서는 안 되며, 인류는 운명공동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