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권 국가에서 10월의 마지막 날은 큰 축제가 열립니다. 바로 ‘핼러윈 데이’죠. 공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핼러윈을 크게 챙기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북미 국가의 핼러윈 행사들이 90년대 이후 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핼러윈을 즐기는 모습들이 나타났죠. 한국에서는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이태원, 놀이공원, 쇼핑몰, 어린이집 등 핼러윈 분위기를 내는 곳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핼러윈을 중요시 여기는 국가들에서는 그 의미 또한 매우 깊습니다. 그중 미국에서는 지역 축제로 확대될 만큼 핼러윈 행사에 대한 규모가 크죠. 하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핼러윈 행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게 되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핼러윈을 포기할 수 없다’는 미국인들은 새로운 방안을 찾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그들이 준비 중인 2020년 핼러윈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았습니다.

코로나에도 포기 못하는
핼러윈의 중요성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핼러윈은 단지 일종의 서구 문화를 체험하고 즐기는 날로 비교적 가볍게 여겨집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종교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중요한 날이자 전통적 행사를 치르는 날이기도 합니다. 11월 1일은 ‘만성절’이라 부르는 기독교의 축일로, 가톨릭에서 특별히 축일이 따로 없는 성인(聖人)들을 기리기 위한 날인데요. 10월 31일 핼러윈은 만성절의 전야제인 것이죠.

사실 핼러윈의 기원은 고대 켈트족이 죽음과 유령을 찬양하던 ‘서우인 축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부 종교 세력에서는 핼러윈을 악마와 악령을 숭배하는 축제로 비난하는 경우도 있죠. 그러나 오늘날의 핼러윈은 종교적 색채가 옅어지면서 미국의 많은 기독교인들이 하나의 문화 행사로 여기며 가정, 지역,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즐기게 된 것입니다.

연간 90억 달러 지출되는
미국의 핼러윈

미국의 핼러윈이 상업화되면서 사람들은 각종 장식으로 마당 꾸미기, 코스튬 행사, 퍼레이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국의 기업들은 핼러윈을 핵심 사업이라고 언급하기도 합니다. 핼러윈 진원지이자 1692년 악명 높은 마녀재판이 벌어졌다는 ‘매사추세츠 주 살렘’은 역사적인 과거를 이용해 핼러윈 시즌 사업을 개발했는데요. 해당 지역은 연간 수입 1억 4천만 달러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 사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죠.

2019년 사람들의 핼러윈 관련 총 지출은 약 90억 달러에 달했으며 핼러윈 사업의 위력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로 핼러윈 사업 관련 경제적 손실에 대한 걱정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미국의 전국 소매 연맹(NRF)은 이번 핼러윈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발표했죠.

이들에 따르면 올해 부활절, 어버이날(Mother’s Day)에 미국 소비자들이 작년보다 인당 약 8달러를 더 지출했으며 다가오는 핼러윈에는 전년 대비 더 많은 지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68%라는 작년 기록보다는 낮지만 미국인의 58%가 여전히 핼러윈을 계획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죠. 참여를 원하는 미국인의 구체적인 수는 약 1억 5천 명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드라이브스루 유령의 집부터
호박 픽업 서비스까지

핼러윈에 대한 애정이 큰 미국인들은 코로나 속에서도 핼러윈을 즐길 수 있는 각종 창의적인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대규모 퍼레이드가 줄줄이 취소되며 그 대안으로 자동차 퍼레이드, 온라인 ‘Howl-O-Ween’ 애완동물 퍼레이드가 계획되었습니다. 어린이 의상 파티, 가상 핼러윈 코스튬 대회, 허수아비 만들기 대회 및 투표 등 새로운 온라인 행사도 함께 준비 중이죠.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해 수정되어 준비 중인 오프라인 행사도 존재합니다. 드라이브스루로 즐기는 유령의 집부터 거리두기를 위해 4피트에서 10피트로 확장한 옥수수밭 미로 체험, 입장 인원이 제한되는 16년 전통의 묘지 산책 프로그램과 ‘잭오 등불’ 전시회 등 다양하죠. 묘지 산책, 유령의 집 등 일부 활동은 온라인 튜토리얼이 적용되어 가상 프로그램으로 함께 운영될 계획입니다.

미국 LA에서 매년 열리던 ‘Cal Poly Pomona Pumpkin Festival’은 약 2만 5천 명이 참여한 축제였지만 올해는 취소되었습니다. 담당 이벤트 디렉터는 해당 축제 대신 ‘호박 픽업 서비스’를 새롭게 제안했는데요. 가정 내 호박 조각 및 장식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거래를 이루어 오던 호박 농가와 본사가 핼러윈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호박을 제공하며 축제 취소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줄일 수도 있죠.

비상 걸린 제과업계의
새로운 전략

아이들은 코스튬과 분장을 한 후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사탕과 초콜릿을 받는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 전통을 즐기곤 합니다. 그러나 이 전통은 코로나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아이들은 물론 핼러윈으로 큰 매출을 얻던 제과업계에까지 비상이 걸렸는데요. 다행이라고 언급되는 점은 많은 미국인들이 가정에서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 핼러윈 장식 및 사탕, 초콜릿 구매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관련 기업들은 다양한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본사를 둔 ‘허쉬 컴퍼니’는 3월 부활절 기간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핼러윈 기간에는 특정 품목의 가격을 낮추기로 결정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쇼핑 빈도는 감소했지만 핼러윈 초콜릿이 전보다 저렴하다면 구매할 것임을 예측했기 때문이죠. M&M, 스니커즈 초콜릿으로 유명한 기업 ‘마즈’는 재고 손실을 막기 위해 핼러윈 기간 판매량 자체를 줄이는 계획을 택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내 핼러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들지 않음은 물론 코로나 속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모색되자 코스튬에 대한 욕구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에 의상 대여 및 판매점들은 안전을 위해 마스크가 추가된 의상이나 보호 기능을 제공하는 의상을 제작하는 등 노력을 다하고 있죠. 코로나 속 조금 색다르게 준비된 올해 핼러윈, 전처럼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방역수칙 준수와 안전이 우선시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