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빛 바다가 보이는 해변에서 유유자적한 삶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한때 인기를 끌었던 JTBC의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제주살이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제주도에서의 생활은 낭만, 그 자체였습니다. 모두가 설레는 마음을 끌어안고 제주살이를 결심하지만, 막상 가서 마주하는 현실은 냉혹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상과 너무도 다른 제주도의 현실은 어떤 모습일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시들어버린 제주살이 열풍

소음과 교통체증으로 신음하는 도시를 떠나 한때 많은 사람들이 자리 잡고자 꿈꾸던 곳은 제주도였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제주살이를 결심하던 이들은 부푼 꿈을 안고 제주도로 가지만, 이내 마주하는 현실에 어쩔 줄을 몰라 다시 도시로 돌아옵니다.

약 10년간 지속되던 제주살이 열풍이 최근 들어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주지역의 순이동인구를 살펴보면 작년 12월, 제주도를 떠나는 인구가 들어오는 인구보다 24명 더 많았습니다. 올해 3월에는 그 정도가 362명까지로 더 심해졌고, 이는 제주살이 열풍이 시작된 이래로 처음 발생한 현상입니다.

TV와 너무 다른 현실

사람들은 무엇에 의해 쫓기듯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것일까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이상과는 너무도 다른 현실 문제입니다.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연예인들 중 다수가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은 사람들이 제주살이를 결심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원인이 됩니다. 특히, 2017년 처음 방영되어 2018년에는 시즌 2까지 방송되었던 JTBC의 ‘효리네 민박’은 연예인 이효리가 남편과 함께 제주도에서 생활하는 고즈넉한 일상의 모습을 담아내어 사람들의 제주도에 대한 환상을 높이는데 한몫했었죠.

하지만 TV 프로그램은 프로그램일 뿐입니다. 방송국에서는 최대한 좋은 모습만이 담긴 영상을 편집하고자 합니다. 물론 제주도에서는 도시에선 볼 수 없었던 자연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느낄 수 있음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만연해 있는 현실은 바닷바람에 의해 밤새도록 덜컹거리는 창문, 시시각각 변화하는 날씨 그리고 결항되는 배와 비행기 등입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위해 감수해야 하는 현실은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서울과 맞먹는 집값, 부족한 일자리

제주살이를 희망하는 이들이 봉착하는 또 하나의 난관은 바로 집값 그리고 변변치 않은 일자리입니다. 제주도를 떠나는 이들이 유입인구를 능가하고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지금은 덜하지만, 제주도의 집값은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제주도에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변변치 않은 일자리 또한 사람들이 제주도를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 최근의 코로나19로 인해 있던 일자리마저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제주도는 취업할 수 있는 큰 회사가 없어 자영업을 하지 않으면 힘든 구조인데, 자영업자들은 일정하지 않은 수입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제주도에 머물고자 하는 의지와는 별개로 경제적인 부분에 의해 제주살이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죠.

진입장벽 높은 제주 공동체

같은 지역 사람들끼리 만드는 정서적 유대감과 공동체, 이는 좋게 말하면 끈끈한 공동체 문화를 의미하고 아닌 경우에는 차별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제주 사람이 아닌 이주민들이 제주도에 정착하기 힘들어하는 이유 중에는 제주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주도에는 끈끈한 제주 공동체 문화가 있습니다. 이는 제주 사람끼리만 형성되는 일종의 집단으로, 제주 사람이 아닌 경우에는 무리에 끼워주지 않는 일조차 허다합니다. 본인이 제주 출신인가 아닌가부터 시작하여, 3대를 지나야 비로소 제주 사람으로 인정한다고 말하는 이들까지 있습니다. 제주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무리에서 배척하고 심지어 이주민들의 영업실적까지 떨어뜨리는 제주 공동체 문화는 이주민들이 편히 정착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런 차별을 견디다 못한 사람들은 결국 제주도를 떠나게 되는 것이죠.

낭만으로만 가득할 것 같았던 제주살이,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최근 몇 년간의 지표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텔레비전에서 보이던 제주도의 모습과 현실이 다르다는 이유뿐 아니라 좀 더 현실적인 경제적인 요인 그리고 차별받는 일이 허다한 제주 공동체 문화에 이르기까지, 제주도에서의 삶을 안정적으로 꾸려나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10년간 지속되다 현재 하락의 길을 걷고 있는 제주살이 열풍,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