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이 나날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에 시집오는 외국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죠.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전체 혼인 가운데 다문화 혼인은 8.3%를 차지했습니다. 정부가 농촌 지역 인구 유지를 위해 국제결혼을 적극 권장해온 탓이죠.

점차 다문화 사회로 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6월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결혼이주여성 중 42.1%가 가정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부 사이의 관계가 나빠지면서 합의하에 이혼하면 다행이지만, 몇몇 한국 남성들은 배우자가 자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여권을 숨기는 등 악행을 일삼아 논란이 되었죠.

이처럼 국제결혼의 어두운 이면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몇몇 나라는 국제결혼과 관련된 법을 제정하기도 했는데요. 한국 남자와의 결혼을 완전히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한 국제결혼을 금지하거나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등 자국민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베트남, 50세 이상 한국 남자와의 결혼 금지

베트남 여성은 중국 다음으로 우리나라 남성과 국제결혼을 많이 하기로 알려졌는데요. 베트남 여성과 한국 남성 간 국제결혼의 특징으로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연상연하 커플이 대부분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10~20살 이상 차이 나는 경우가 많아 일각에서는 ‘인신매매’라는 비판이 쏟아졌죠. 이에 베트남은 2012년 4월부터 50세 이상 한국인 남성과 베트남 여성 간 국제결혼을 금지하고 나섰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그간 간단했던 국제결혼 심사도 한층 더 강화시켰는데요. 과거 간단한 서류 검사만 요구했다면 지금은 신랑신부 인터뷰, 부양능력 증명서 등을 제출해야 합니다. 나이 많은 사람과의 결혼으로 인해 어린 베트남 신부들이 피해를 많이 입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또 18세 미만 여성 소개 금지, 집단 맞선 및 집단 기숙 금지, 신상 정보 제공 강화 등으로 여성을 상품화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죠.

캄보디아, 국제결혼 법규 강화 통해 자국민 보호

지난 2010년 캄보디아는 한국 남성과 결혼을 일시 금지시킨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국제결혼 금지국으로 지정한 것이죠. 이유는 자국 내 흉흉한 여론 때문이었는데요. 2009년 9월 결혼중개 업체가 캄보디아 여성 25명을 모아놓고 한국인 1명에게 신붓감을 고르도록 주선하다 적발된 이후 인신매매라는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한국인과 결혼한 일부 자국 여성들이 비인간적 대우를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캄보디아가 정부가 자국민과 한국인의 결혼을 당분간 금지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캄보디아 내에서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연애결혼’에 한해서 혼인을 허용했는데요. 대신 정부는 자국의 국제결혼법을 보다 강화하는 조건으로 한국 남성들에 대한 국제결혼 금지령을 풀었습니다. 그 조건으로 50세 이상의 한국 남성은 캄보디아 여성과 결혼할 수 없으며, 소득수준도 강화해 월 2500달러, 우리 돈으로 최소 300만 원 월 소득이 있어야 국제결혼 서류 신청이 가능한 등 관련 법규를 개정했죠.

필리핀, 국제결혼중개 활동 범죄로 규정

필리핀 역시 한국 남성과의 결혼을 완전히 금지하진 않았지만 자국 여성과 한국 남성 간에 일체의 영리 비영리 목적의 결혼중개 활동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중개자 뿐만 아니라 혼인 당사자인 한국인도 형사처분 및 강제추방 후 입국금지의 조치를 받을 수 있는데요. 이는 필리핀 정부가 자국 여성의 국제결혼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주한 필리핀 대사관은 자국 내 국제결혼 중개 업체 설립이나 광고 홍보 등을 금지하는 ‘결혼중개업 금지법’ 조항을 한국 외교부와 법무부 등에 보내왔는데요. 금지된 내용에는 미성년자 여성과의 알선이나, 한국 남자의 혼인 경력, 건강 상태나 범죄 이력 등을 허위로 기재하는 것 등이 포함됩니다. 이로 인해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과의 국제결혼이 과거에 비해 한층 더 어려워졌죠.

한편, 지난해 7월 전남 영암에서 한국인 남성이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부인을 폭행한 영상이 공개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는데요. 이후 결혼이민 제도 개선안으로 ‘가정폭력 원스트라이크아웃’이 마련됐습니다. 가정폭력 전과자의 결혼 목적 외국인 초청이 제한되는 등 사증 발급 기준을 강화함으로써 결혼이주여성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인데요. 이 개정 규정은 올해 8월부터 정식으로 시행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