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인기 후 금세 잊히는 노래도 있지만, 10년, 20년이 흘러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멜로디와 가사도 있습니다. 청소년 시절에 친구들과 함께 불렀던 노래라면, 또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대변해 주었던 노래라면 더욱 오래 기억에 남는 건 당연하겠죠. 최근 90년대에 주로 활동했던 그룹들이 재결합하거나 근황을 전하면서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꽤나 인기를 누렸지만 좀처럼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팬들을 궁금하게 하는 그룹이 있었으니, 바로 한스밴드입니다. 남녀 구분할 것 없이 모두가 사랑했던 세 자매, 한스밴드 멤버들은 과연 어떻게 지내고 있는 걸까요?

선생님 사랑해요 외치던 세 자매


출처 : 스포츠 서울

한스밴드가 처음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은 1998년의 일입니다. 한스밴드 멤버들은 여러 가지로 여타 걸그룹들과 다른 면모가 있었는데요. 우선 이들의 나이는 각각 중 1, 중 2, 중 3으로 매우 어린 편이었습니다. 교복 스타일의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 1집 타이틀곡 ‘선생님 사랑해요’를 부르는 그들의 모습은 영락없이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순수한 사춘기 소녀 같았죠. 드럼과 베이스, 키보드와 색소폰 등 한스’밴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각자 악기를 다루었다는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색달랐던 건, 이 세 멤버가 모두 가족이었다는 사실인데요. 첫째 김한나, 둘째 김한별, 셋째 김한샘은 한 목사 가정에서 태어난 각각 한 살 터울의 자매였던 겁니다. 그룹 이름인 ‘한스밴드’도 이들의 돌림자에서 나온 것이죠.

출처 : MBC 음악캠프

‘선생님 사랑해요’에 이어 두 번째 곡 ‘오락실’도 성공을 거둡니다. 이 곡의 가사는 시험을 망치고 오락실에 들어갔다가 연신 최고 기록을 경신중인 아빠를 마주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실직한 사실을 가족에게 숨기고 밖을 전전하는 IMF 당시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담아 큰 사랑을 받았죠.

연이은 성공, 소속사와의 결별


출처 : Instagram @jaerimnoh

객원멤버 이상인, 양주연 양을 영입한 2집 앨범도 승승장구합니다. 테크노를 접목한 신나는 리듬의 2집 타이틀곡 ‘호기심’은 당시 유행과도 잘 맞아떨어져, 오락실의 인기 댄스 게임인 ‘펌프’ 수록이 되기도 했죠.

출처 : 스타뉴스

그러나 인기가 더해질수록 한스밴드의 부담도 늘어만 갔습니다. 미성년자에 학생이었던 이들은 방학 동안에만 활동하기를 원했고, 기획사 측도 이에 구두 합의했지만 점점 한스밴드를 찾는 곳이 늘어나자 이 약속은 잘 지켜지지 않았죠. 이에 한스밴드는 무리한 행사 스케줄, 그리고 그에 걸맞지 않은 수익 분배 등을 문제 삼아 돌연 활동을 중단하고 기획사 예당을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 소송을 걸게 됩니다. 복잡하게 얽힌 법정 싸움은 결국 한스밴드의 승소로 끝이 났고, 멤버들은 소속사를 떠나 새로운 길을 갈 수 있게 되었죠.

CCM 가수로 변신하다


소속사와는 결별했지만, 한스밴드는 계속해서 음반을 선보입니다. 2001년 발매한 3집 앨범에는 한스밴드 제4의 멤버가 합세해 이목을 끌기도 했는데요. 이 제4의 멤버란, 다름아닌 한스밴드 멤버들의 동생인 김한집 양입니다. 멤버 중 막내였던 김한샘 씨보다도 4 살이나 어려 함께 가수 활동을 할 수 없었던 그가 3집부터는 객원 멤버로 참여하게 된 것이죠.

이때까지는 종교적 색채가 그다지 드러나지 않는 음악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2002년 출시한 ‘한스밴드 CCM Family’부터는 그 성격이 크게 달라집니다. 목사의 딸들로 본래 교회에서 악기 연주를 도맡아왔던 그들이 CCM 가수로의 진로 변경을 시작한 것이죠. 이후로도 2008년까지 일반 앨범과 CCM 앨범, 크리스마스 앨범 등을 차례로 선보이며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세 자매의 근황


출철 : SBS 좋은 아침

2011년에도 한스밴드 5집 앨범이 발매될 예정이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아직까지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멤버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그 이야기만 드문드문 들려올 뿐이었죠. 맏언니 김한나 씨에 대해서는 이혼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이 먼저 전해졌는데요. 결혼식 날짜를 잡아두고 혼인신고부터 먼저 했는데, 알고 보니 신랑이 아이까지 있는 이혼남이었던 겁니다. 이에 김한나 씨가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은 자살 협박, 폭언, 폭행들을 일삼으며 거부했죠. 결국 김한나 씨는 소송을 통해 이혼 절차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출처 : Mnet 슈퍼스타K5

활동이 중단된 뒤 방송에 가장 자주 얼굴을 비춘 것은 막내이나 팀의 마스코트, 김한샘 씨였습니다. 슈퍼스타 K5에 출연한 그는 자신을 알아본 이하늘 씨에게 “언니들은 선교활동에 집중하고 있는데, 나는 음악이 계속하고 싶어 나왔다”고 슈퍼스타K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밝혔죠. 이어 “계속 도전했는데 잘되지 않아 색소폰을 전당포에 맡겨 놓은 적도 있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2014년에는 SBS <도전 1000곡>에 출연해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내기도 했죠.

둘째 김한별 씨의 근황에 대해서는 특별히 알려진 바가 없는데요. 김한나, 김한샘 씨의 소식도 각각 2013년, 2014년이 마지막이라 아쉬움이 남습니다. 세 자매, 객원멤버 김한집 씨까지 더한 네 자매가 지금도 어디선가 좋아하는 음악을 즐기고 있다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