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인한 중국인들의 칩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급격히 터진 설 연휴부터 현재까지 중국 정부가 도시 봉쇄 정책을 내리면서 중국인들은 대부분 집에서 칩거하고 있죠. 일부 도시의 기업들에서는 업무를 재개하기도 했지만, 중국인들은 최대한 출퇴근 외의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렇듯 집안에 박혀있는 나날이 길어지다 보니 갑갑함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데요. 먹는 것, 입는 것 정도야 인터넷 쇼핑으로 해결하고, 따분한 것도 방 안에서 놀 수 있는 놀이를 개발해 무료함을 때운다고 하지만, 나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습니다.


바로 이발인데요. 한 달째 이어지는 칩거 생활로 머리카락이 자랄 대로 자랐지만 미용실들이 영업을 재개하지 않아 손쓸 수 없는 상황에 놓였죠.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가 탄생시킨 새로운 헤어스타일이 유행이라고 커뮤니티에 떠돌 정도입니다.

일본 순정만화 ‘꽃보다 남자’를 드라마화한 ‘유성화원’(2002)이 한때 중국 대륙에서 엄청난 열풍을 일으켰는데요. 당시는 남자 주인공들의 이런 헤어스타일을 보며 멋지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지금 보면 오글거리기 그지없습니다. 최근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머리카락이 자라버린 중국 남성들의 헤어스타일이 점점 이 ‘유성화원’ 속 주인공들과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이죠.

현재 중국 내 이발소는 대부분 문을 닫은 데다 열었다고 해도 이발사와의 근거리 접촉이 불가피해 모두 이발소 가기를 꺼리는 현실입니다. 이렇듯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이발소 가기를 꺼려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정에서의 ‘대접 깎기’가 다시 유행하고 있는데요. ‘대접 깎기’는 과거 중국 농촌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머리 손질법이었습니다. 집에 있는 크고 작은 대접을 이용해 머리 크기에 맞춰 씌운 뒤 간편하게 머리를 자르는 획기적인 방법이었죠.

최근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 올라온 셀프로 머리를 깎는 동영상에는 별의별 기상천외한 ‘이발 도구’들이 총동원되었습니다. 대접이 없어 밥그릇에 대고 머리를 깎는가 하면, 둔탁한 사무용 가위, 면도기, 구멍이 숭숭 뚫린 국자까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이러한 셀프 이발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난생처음 시도해보는 이발이 쉬울 리 만무하겠죠. ‘쥐가 파먹었다’는 표현이 적합한 엉성한 모습인데요. 저런 헤어스타일로는 앞으로의 외출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은 결과물들이 눈에 띄네요.

한편, 일부 미용실들은 문을 연 곳도 더러 있습니다. 하지만 영업을 재개했다 하더라도, 중국 공안의 철저한 감시 아래 영업을 할 수 있으며, 장시간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는 펌이나 스트레이트 매직, 염색 같은 시술은 할 수도, 받을 수도 없으며 짧은 시간 안에 끝나는 커트만 가능하다고 하네요.

어쩔 수 없이 밀착해야만 하는 머리 손질의 특성상 전염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지 않으려면 당분간 중국인들의 이 같은 ‘셀프 이발’이 제일 안전한 선택일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