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로 전 세계가 패닉에 빠졌습니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50만 명을 돌파했고,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10만 명 대 확진자를 돌파하는 등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상황이 아닐 수 없죠. 이렇게 대부분의 국가가 위기인 반면, 한국은 닷새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 아래를 기록하며 생활 방역 체제로의 전환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의 모범 사례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영국 BBC의 특파원 로라 비커가 최근 한국에서 택시를 탄 경험을 트위터에 공유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오늘자 좋아요 1.7천을 기록한 트윗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마스크 안 쓰면 안 내려주겠다”
승객에 마스크 건넨 택시 기사

지난 4일 로라 비커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에서 택시를 탔는데, 정말 친절한 택시 기사가 외국인은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다며 마스크를 건넸다”고 적었는데요. 해당 트윗은 500번 넘게 리트윗되고 좋아요 1.7천을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되었습니다. 로라 기자는 외국인도 이제 마스크를 한국에서 살 수 있다고 답하자 택시 기사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택시에서 안 내려주겠다는 반 농담의 말을 건넸다며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인들의 시민의식을 감탄하는 반응을 보였죠.


로라 비커 기자는 최근 한국의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줄곧 긍정적인 평가를 해온 인물인데요. 지난달 26일 대구 영남대병원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선별 진료소 사진을 올리면서 한국의 검사 속도를 칭찬했습니다. 또 ‘한국의 코로나19: 추적, 검사, 치료가 생명을 살리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체계를 극찬하기도 했죠. 이렇듯 이미 오랫동안 한국에 지내면서 한국의 발 빠른 대응능력에 주목하고 있었음에도 택시 기사의 행동에 적잖이 놀란 것입니다.

외신도 감탄한 한국의 대응능력

외신들은 각기 자국 정부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비판하며 한국을 모범 사례로 들고 있습니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움직임인데요. 한국의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정부의 권고에 따라 주요 모임을 비롯해 대규모 행사도 취소했다는 것이죠. 대다수 확진자가 나온 대구는 정부가 도시를 봉쇄하지 않고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방문을 자제하면서 관리됐다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또 대부분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를 우선시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고, 주요 건물에는 열 화상 카메라와 손 소독제가 비치돼있다며 선진적인 방역 체계를 칭찬했죠.

마스크 가격이 기본 10배에서 100배까지 치솟은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약국, 다이소, 대형마트 등 일선 판매 업체에서의 가격 상승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이제는 약국 마스크 수량도 인터넷으로 확인이 가능하죠. 여기저기 발품 찾아다닐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마스크 재고를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정부가 마스크 5부 제의 시행함에 따라 보다 많은 이들에게 마스크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죠.

영국 의료진, 방호복 부족에
쓰레기 통부 사용 중

반면 해외의 상황은 심각합니다. 코로나19의 무서운 확산세에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반인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던 미국, 유럽 등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추세로 분위기가 바뀌었죠. 한편, 영국에서는 의료진들이 의료물품 부족에 시달리다 못해 쓰레기봉투를 방호복으로 사용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또 영국 의료진들은 사용 기한이 10년 가까이 지난 의료용 마스크를 지급받기도 했는데요. 새로 받은 의료용 마스크의 라벨을 뜯어내니 사용 기한이 2009년, 2012년인 마스크였다고 폭로했죠. 이런 상황은 의료진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인데요. 마찬가지로 의료용품 부족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에선 의료진 1700여 명이 감염됐죠. 이탈리아 전체 감염 사례의 8%가 의료진인 셈입니다.

미국, 마스크 사용 권고 검토 중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의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현재 미국 내에서 마스크 등 의료용품은 전국적으로 부족한 상태인데요. 전국 병원들이 주문한 마스크 양의 평균 44%만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죠. 따라서 미국 의료진들은 코로나19에 대응할 의료장비 부족 탓에 비닐과 공업용 테이프, 스티로폼, 고무밴드 같은 것을 이용해 마스크와 보호복을 임시로 만들어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그간 건강한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 온 미국은 코로나19 가 무섭게 확산하자 부랴부랴 마스크 사용 권고를 검토하고 나섰는데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은 공영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중국 홍콩에서 확보된 새로운 데이터를 감안할 때 무증상 전염이 이뤄진다는 것이 확실한 만큼, 마스크 착용 권고안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죠.

유럽 국가들, 마스크 대란 심각

유럽 국가들의 마스크 대란도 심각합니다. 이탈리아에선 피해가 심각했던 롬바르디아에 이어, 토스카나 주도 외출 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는 행정명령을 시행했죠. 지금 이탈리아의 마스크 가격이 장당 1~2만 원 선으로 굉장히 비싼데요. 한때 이탈리아에서는 마스크 1장을 660만 원에 판매하다 검거된 일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인지 병원이나 약국의 마스크가 도난당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합니다.

프랑스도 국립 의학 아카데미가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논쟁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프랑스에서는 의료진의 마스크 수요가 주당 4000만 개가량이지만, 현지 생산능력은 4분의 1수준에도 못 미치는 상황으로 전해졌습니다. 독일의 일부 도시에서도 마트·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는데요. 시 당국은 마스크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반 시민들이 마스크를 자체 제작해 사용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듯,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걷잡을 수없이 퍼져나가면서 마스크 사용에 대한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는데요. 마스크 공급을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유럽에선 지금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평소보다 몇 배나 되는 돈을 내야 하며, 이마저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심각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