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차라리 창업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청년 창업자는 최근 2년 연속 증가세에 있는데요, 특히 대학생 창업은 1년 새 2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스타트업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한 스타트업 대표가 62억 원 집을 매입해 화제에 올랐습니다.

이건희 회장 앞집 산 30대
남대광 대표

한 30대 스타트업 대표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앞집으로 이사했습니다. 단순히 앞집이라는 점을 떠나 집의 가격이 62억 원에 달해 주목을 끌었는데요, 이 주택을 매입한 사람은 미디어 커머스 스타트업 블랭크 코퍼레이션의 남대광 대표였습니다.

블랭크 코퍼레이션은 남성용 화장품 블랙 몬스터부터 바디럽, 마약베게, 악어발팩 등 각종 브랜드와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제품을 기획하고 이후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존 기업과 달리 처음부터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을 기획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온라인 판매를 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블랭크 코퍼레이션은 2016년 설립된 뒤 2017년 495억 원, 2018년 1280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 회사를 이끄는 남대광 대표가 선택한 집은 대지면적 288㎡. 연면적 323㎡의 지하 1층, 지상 2층의 단독주택입니다. 3.3㎡당 70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주택이지만 대출 없이 현금으로 매입했습니다.

명동 아늑한 한옥집
김소희 대표

2005년 22세의 나이로 뷰티 패션 브랜드 스타일 난다를 창업한 김소희 전 스타일난다 대표는 스타트 업계의 전설로 통합니다. 그는 2018년 스타일난다를 화장품 기업 로레알 그룹에 매각해 6000억 원의 자산가가 되었죠. 그런 그가 선택한 집은 높은 아파트도, 거대 주택도 아닌 서울 명동의 한옥이었습니다.


김소희 대표가 매입한 한옥은 대한제국의 관료였던 마포 최사영의 가옥으로 1906년 준공된 100년 넘은 주택입니다. 당시 정 3품의 고위 관직자의 집이었던 만큼 당시 최상위 계층의 생활공간이 내부 곳곳에 드러나 있죠. 궁궐 건축과 같은 연등천장이나 화려한 외벽 의장의 짜임새는 고급 한옥 중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집의 크기가 그렇게 크진 않습니다. 대주택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 주택은 대지면적 84㎡, 연면적 208㎡의 아담한 주택입니다. 하지만 3.3㎡당 가격이 9억 5405만 원에 달해 매매가가 96억 원에 달하죠. 김소희 대표 또한 대출 없이 전액 현찰 매입했습니다.

나 혼자 잘나 벌었나
비판의 목소리도

같은 고가 부동산 매입이지만, 기업을 매각한 김소희 대표와 달리 현직 블랭크 코퍼레이션 대표인 남대광은 비판받기도 했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회사를 키운 만큼 배분에 조금 더 힘써야 했다는 것이죠. 한 스타트업 대표는”블랭크가 업계에서 직원 복지 좋기로 유명하지만, 그 돈으로 수십억 집을 산 건 아쉽다”라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의견은 “비윤리적인 방법도 아니고 합법적으로 축적한 자산을 누리는 데 뭐가 문제냐”, “나도 할 수 있다는 자극이 된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다만 한 스타트업 대표는 ‘내 실력으로만 돈을 벌었다’라는 착각이라며 “자본 축적에 동료들의 기여, 사회적 배경, 운 등 모든 게 작용했기에 사회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성공을 당연히 누리는
해외 스타트업들

그렇다면 스타트업의 천국인 미국은 어떨까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가 이룬 부를 마음껏 누리는 걸 오히려 권장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언론사는 미국 스타트업 버즈피드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조나 페레티가 고가 주택을 매입한 일에 대해 “기존 살던 200만 달러 집은 성공한 스타트업 CEO 집에 어울리지 않다.”라며 그의 520만 달러 새 집 구매를 당연한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한국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은 돈보다는 꿈, 열정, 헌신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남대광 대표에 대한 비판을 “직원들이나 회사, 사회에 투자하지 않고 고액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데 실망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이 가난해야 한다는 인식 속 성공사례가 나오기 어렵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성공한 사람이 부를 만끽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원동력이 됩니다. 마이너 음악이었던 랩이 지디, 도끼 등 래퍼들의 성공에 따라 대세 장르가 된 것처럼 말이죠. 정당한 노력으로 축적한 재산을 함께한 이들과 나누는 건 분명 이상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그 정도에 대해선 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