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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를 뜨겁게 달군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조선시대 좀비물이라는 설정에, 회당 15~20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제작비 규모가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받았죠. 배우들이 TPO에 따라 달리 쓰고 나오는 갓을 본 외국인 시청자들 사이에서 때아닌 '조선 모자' 열풍이 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한국 드라마는 제작비 규모도, 화제성도 점점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그 가운데 54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자한 <아스달 연대기>는 뜻밖에도 시청자들의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요. 오늘은 <아스달 연대기>를 비롯, 기대에 비해 시청률이 저조했던 드라마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스달 연대기>의 낯선 세계, 그리고 어색한 배우들


지난 6월 1일 첫 화를 선보인 <아스달 연대기>는 고대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드라마입니다. 단군신화를 모티브 삼아 가상의 대륙 '아스'에서 펼쳐지는 부족 간의 대결, 그리고 국가의 형성 과정을 보여줄 예정이죠. 이 드라마의 제작비는 출연 배우들의 면면만 살펴봐도 대충 짐작이 갑니다. 장동건과 송중기가 동시에 주연을 맡고 있는 데다 <태양의 후예>에서 큰 사랑을 받은 김지원, <악녀>의 히로인 김옥빈, 그리고 '대륙의 별'이라는 추자현까지 등장하니까요. 


신선한 소재에 쟁쟁한 배우들, 아낌없이 투입한 제작비까지...<아스 달 연대기>는 안될 이유가 하나도 없는 드라마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시청률 성적은 예상과 달리 저조한 편인데요. 1화와 2화의 시청률은 각각 6.7%와 7.3%, 3·4화의 시청률 역시 6.4%, 7.7%에 머물렀죠. 


아스달의 초반 시청률 부진에 대해서는 '너무 낯선 세계라 몰입이 어렵다', '왕좌의 게임을 따라 한 느낌이다' 등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갑니다. 하지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 드라마의 문제점은 세련되지 못한 이야기 전달 방식과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캐릭터를 통해 자연스럽게 세계관을 보여주는 대신 초반에 구구절절 설명한 점, 익숙지 않은 옷을 입은 배우들이 아직 배역과 딱 떨어지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는 점, 무슨 이유에서인지 대사를 알아듣기 힘들다는 점 등이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죠.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5화부터는 무언가 달라질 수 있을지, 이 새로운 드라마의 탄생에 시선을 집중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지옥의 대진표와 조기종영, <자명고>


출처: 스포츠 동아

 2009년 3월부터 SBS에서 방영한 <자명고>는 제작비를 100억 원 이상 투자한 퓨전 팩션입니다. 이 드라마 역시 '낙랑국'이라는, 비교적 신선한 시공간적 배경을 선택하며 기대를 모았는데요. 려원이 왕녀 자명 역을, 박민영이 낙랑 역을 맡았고 호동 역에는 정경호가, 왕홀 역에는 이주현이 캐스팅되었으니, 출연 배우들의 인지도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출처: 내조의 여왕 / 자명고/ 선덕여왕

그러나 이 경우에는 대진표가 너무 가혹했습니다. 이민호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꽃보다 남자>, 고현정의 무시무시한 연기가 돋보였던 <선덕여왕>, 김남주와 오지호의 꿀 케미가 화제였던 <내조의 여왕> 등이 연이어 <자명고>의 경쟁작이 되었으니까요. 게다가 갓난아기를 살해하는 장면의 디테일한 묘사, 극중 인물의 잦은 비속어 사용 등이 문제가 되어 방송통신 심의 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기도 했죠. 당초 50부작으로 기획된 <자명고>는 39회 만에 조기 종영한 비운의 드라마로 남게 되었습니다. 


초호화 캐스팅과 한 자릿수 시청률, <트리플>


2009년 6월, MBC에서 방영된 피겨 스케이팅 소재의 드라마 <트리플>은 잘 될 수밖에 없는 요소를 넘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선 2009년은 김연아 선수가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기 전,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본격적으로 앞지르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종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최고조를 향해 달려가던 때였죠. 캐스팅도 화려합니다. 이정재라는 거물급 스타와 함께 <커피 프린스> 이후 전성기를 맞이한 이선균, 탄탄한 팬덤을 가진 윤계상이 출연했죠. 심지어 신인 시절의 송중기도 조연으로 등장합니다. 


출처: 트리플

그런데도 트리플은 방영 내내 한 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지금처럼 종편이나 케이블 드라마의 영향력이 막강했던 것도 아닌데 말이죠. 방영 전 우려를 샀던 민효린의 연기에 대해서는 '평타는 쳤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지만, 의붓남매의 사랑이나 친구 아내에 대한 사랑 등 스토리 상 무리한 설정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어렵게 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작품에 이목을 집중시켰던 피겨 스케이팅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러브 스토리의 양념 정도로만 사용했다는 사실도 흥미를 떨어뜨린 요소라고 하네요. 


<에덴의 동쪽>,막장이 되어버린 명품 드라마


마지막으로 만나볼 비운의 드라마는 바로 <에덴의 동쪽>입니다. 2008년 8월부터 2009년 3월까지 MBC에서 방영된 이 작품 역시 앞서 언급한 드라마들처럼 화려한 캐스팅, 25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로 화제가 되었죠. 송승헌, 이다해, 연정훈, 한지혜 그리고 청순한 외모로 한참 인기를 얻고 있던 이연희가 출연했습니다. 창사 47주년 기획 특집이었던 만큼, MBC에서 엄청나게 힘을 줬다는 느낌이었는데요. 방영 초반에는 이런 야심찬 기획이 빛을 발하는 듯 보였습니다. 빠른 전개는 긴장감과 몰입감을 극대화했고, 시청률은 방송 6회 만에 26%를 넘어섰죠. 


출처: 에덴의 동쪽

하지만 10회를 전후로 늘어지는 스토리와 고리타분한 대사가 거슬린다는 시청자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갑자기 비중이 늘어난 이연희의 연기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고, 산으로 가는 러브라인과 캐릭터의 설득력 상실을 견디다 못한 이다해는 40회 만에 중도 하차하기에 이르렀죠.


이런저런 일들이 맞물리며 <꽃보다 남자> 3화 만에 시청률 1위를 넘겨준 <에덴의 동쪽>은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습니다. 명품 드라마가 되기 위해 태어났지만 끝내 막장으로 치달은 이 작품은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끝은 미미했던' 드라마의 대명사로 남게 되었다네요.